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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는 학교, 그리고 광화문 세종로공원의 봄

기사승인 2020.03.0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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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동산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 배동산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고 사망자도 늘어 우리 사회 불안감이 크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새 학년이 시작하는 3월이면 학생들로 활기차야 할 학교도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휴업(휴교), 유초등 긴급돌봄교실 운영 등으로 예년과는 다른 3월을 맞고 있다.

감염병 확산과 같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고통받기 마련이다. 정부도 그리고 교육당국도 누군가가 대책에서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는 소외당하거나 불이익을 받고 있는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교육당국은 교육공무직·방과후 강사 등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차별적으로 복무·임금 관리를 구분하고 배제하는 대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지 않듯이 학교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대책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방학 중 근무자와 비근무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특히 9만명에 달하는 ‘방학 중 근무하지 않는 노동자(방학 중 비근무자)’에 대한 복무 대책은 심각하다. 교육 관련 법령에 분명하게 “새 학기 시작은 3월1일”이라고 정해져 있음에도, 3월이 지나도록 전 학년도 겨울방학이 계속되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논리로 법령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강제적으로 노동자들의 출근을 막고 있다. 그것도 무급으로! 이미 방학 중 비근무자들은 겨울방학 기간 내내 무급으로 심각한 생계 곤란을 겪고 있었다. 신학기인 3월엔 강제적 무급휴업 조치가 취해진다면 그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긴급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사정도 심각하다. 보육(돌봄)에는 전문가지만 상대적으로 의료·보건 분야에는 비전문가일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인 유치원 방과후교육사와 초등 돌봄전담사에게 보육부터 학생 건강과 안전, 감염예방까지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다. 이른바 ‘비정규직 독박 돌봄교실’의 문제다.

굳이 다르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대우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위기상황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학교공동체를 구성하는 전체 교직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이 앞장서서 구분과 배제를 한다면 공동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배제와 차별 없는 노동과 인권 존중이 곧 최선의 방역’이라는 점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벌어지고 있는 차별을 중단하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방학 중 비근무자든 관계없이 동일하게 복무를 적용하고, 모든 노동자들에게 임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 된다. 정규 교원, 공무원 정상출근이 원칙이라면 비정규직(방학 중 근무자든 비근무자든 관계없이)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면 되고, 정규직에게 유급 자가연수나 재택근무 등을 보장한다면 교육공무직 등 비정규직에게도 동일하게 보장하면 된다. 학교에 긴급돌봄교실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의 독박이 아니라 학교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면 된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속에 지난주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까지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한 문중원 열사의 억울한 죽음과 유가족들의 호소를 90일이 넘도록 차갑게 외면해 왔다. 급기야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핑계 삼아 2월27일 수백명의 공무원과 철거용역, 그리고 1천여명의 경찰들이 마치 합동군사작전을 하듯이 빈소 옆 유가족들이 머무는 5평 남짓한 천막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 유가족들이 천막 속에 있는데도 공무원과 용역들은 거침없이 칼을 들이대고 가위질해 댔다. 이후 청와대 앞 분수대 기자회견도 막고, 108배도 집회라며 경찰력을 동원해 막아섰다.

참으로 잔인한 봄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무슨 계엄령도 아닌데, 정부는 억울한 죽음의 책임을 밝혀 달라는 유가족과 열사대책위원회 목소리마저 폭력적으로 철거했다. 교육당국은 감염예방 대책에서 비정규직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고 있다. 7일이면 문중원 열사가 자결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원통함이 하루하루 켜켜이 쌓여 100일이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던 희망버스가 이번 토요일엔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문중원 열사 100일 공동행동, 죽음을 멈추는 1천대의 희망차량행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 확산 예방까지 함께 고려하며 집회와 차량 행진 기획을 했을 열사대책위의 고민이 느껴진다. 함께 힘을 모으고 연대할 때다.

끝으로 아직도 ‘마사회 적폐청산 촉구 서명운동(bit.ly/마사회적폐청산촉구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배동산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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