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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향하는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하청공장 되나

기사승인 2020.03.16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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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광주본부 “4월7일 합의 파기선언” … 광주시 “대화할 것” 되풀이

   
▲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난해 1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위한 투자협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노동배제 논란 끝에 1년2개월여 만에 한국노총 광주본부가 사회적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광주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의 첫 테이프를 끊었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주체인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장 윤종해)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공식 선언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돌아선 노동계 마음을 돌릴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노사 또는 원·하청 간 연대와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내세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값싼 인건비의 현대자동차 하청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광주형 일자리 아닌 광주 일자리”

15일 한국노총 광주본부에 따르면 이달 31일이나 다음달 7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관련 사회적 합의 파기선언을 할 예정이다. 광주본부는 당초 17일 선언식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감안해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다음달 7일이 유력하다.

광주본부는 앞서 지난 1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광주형 일자리 관련 사회적 합의 파기를 결의하고, 구체적인 방법과 시일은 윤종해 의장에게 위임했다. 사회적 합의는 지난해 1월 광주지역노사민정협의회가 합의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말한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협정서를 바탕으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정서에 따르면 노사민정협의회는 완성차공장의 △임금·노동시간 같은 노동조건 결정 △노사갈등 중재 △원·하청 상생에 권한을 행사하게 돼 있다. 완성차공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를 포함해 빛그린산단 입주 업체들이 협정서를 이행하도록 지도·감독하는 권한도 있다.

노사민정협의회 주체인 한국노총 광주본부가 이 합의를 없던 일로 돌리면 합의 근거는 물론, 연대와 사회적 통합을 내세운 광주형 일자리 의미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형 일자리냐 광주 일자리냐의 차이는 크다”며 “노동계와의 파트너십 형성에 실패한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라고 말할 근거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완성차공장의 존립 이유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같은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확대를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 넣었다. 올해 업무보고에도 포함했다. 광주를 포함해 밀양·대구·구미·강원도 횡성군·군산·부산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의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가 중단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도 색이 바랬다.

노동배제가 부른 예견된 사태

파행은 지난해 8월부터 예견됐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합작법인인 광주형글로벌모터스 출범식에 불참했다. 광주시와 합작법인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반대하고, 반노조 성향으로 알려진 현대차 출신 박광식 이사를 임명한 것에 반발했다.

광주본부는 △노동이사제 도입 △원·하청과 지역사회 상생방안 수립 △박광식 이사 해촉 △친환경·친노동 공장 설립을 위한 시민자문위원회 구성 △임원연봉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며 같은해 10월 광주형 일자리 관련 노사민정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5개월이 지나도록 해법을 찾지 못했고 노동계는 합의 파기를 결정하게 됐다. 다음달 7일까지 시간이 있지만 광주시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광주형 일자리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노동계와 접점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나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동이사제나 원·하청 상생 같은 노동계 요구는 지난해 1월 체결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노동계는 2018년 노사민정이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에 “노사책임경영”이 포함돼 있고,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서 “소통·투명경영”이 담겨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종해 의장은 “5대 요구안 중 박광식 이사 해촉과 시민자문위 구성을 양보했는데도 문제를 해결할 광주시 의지나 능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광주형 일자리는 포기하고 현대차 하청공장 하나 만든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명준 연구위원은 “노동계가 참여할 공간과 역할을 줬기 때문에 광주형 일자리가 출발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는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한데 노동을 배제하면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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