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제철이 적자상태인 단조(금속을 프레스에 넣거나 두들겨 제품을 성형하는 가공방식)사업부문을 떼어내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려 하면서 순천 단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내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3개 사내하청 소속 비정규직 300여명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금속노조와 현대제철순천단조비정규직지회(지회장 장영석)는 18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인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한 것도 서러운데, 이제 자회사 하청노동자가 돼라는 거냐”며 물적분할 철회를 촉구했다.

현대제철은 2015년 2천300억원을 투자해 법정관리 중이던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하면서 단조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적자상태가 지속되면서 지난 2월 단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현대아이에프씨에 넘기기로 했다. 현대제철이 현대아이에프씨 주식 100%를 보유한다. 이달 25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4월1일 분할을 앞두고 있다.

단조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은 “현대제철에 배신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값이 상승하고, 값싼 중국산 철강재에 밀려 영업이익 하락세가 지속되자 현대제철이 혼자만 살겠다고 단조공장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비정규직들은 3조3교대로 13일 일하고 하루를 쉬는 엄청난 노동강도를 견디며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그냥 하청’도 아닌 ‘자회사 하청’으로 전락하게 됐다”며 “노동자를 더 많이 쥐어짜고 더 쉽게 버릴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영석 지회장은 “지난해 자회사로 분사될 거라는 소문이 돌 때도 업체에서는 ‘자회사 정규직이 될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며 “이제 와서 자회사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그대로 유지하고, 지금 받고 있는 복지·성과급도 담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비판했다. 장 지회장은 “순천 단조공장 생산을 담당하는 우리들과 어떠한 상의도 없이 진행되는 물적분할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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