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아산병원 콜센터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 <강릉아산병원노조>

강릉아산병원에서 일하는 콜센터 전화상담원과 원무수납원을 비롯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강릉아산병원노조(위원장 이은경)는 “노조 요구로 병원측이 손소독제를 비롯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지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감염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병원측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는 용역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콜센터 전화상담원 17명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병원 내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주장했다. 이은경 위원장은 “병원 내 사무실에는 작은 창문이 있긴 하지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한 사람만 코로나19에 걸려도 함께 있는 모든 전화상담원이 집단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병원측은 노조가 요구한 뒤에야 체온계와 손소독제를 가져다주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은 환경개선 공사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지 자발적인 대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완공될 때까지 직원들은 위험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호사 업무를 보조하는 병동보조원도 위험에 노출됐다고 했다. “일부 병동보조원들은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의 검체를 이송하는데 간호사와 달리 위험정보 관련 지침을 실시간으로 공유받지 못하거나 예방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병동보조원들은 내가 어떤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말했다.

진료 접수와 수납 업무를 하는 원무수납원도 하청회사 소속이다. 이은경 위원장은 “원무수납원들은 접수·수납 등의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한 환자당 최소 세 차례는 접촉을 하게 된다”며 “감염 예방이 철저하게 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병원이나 하청업체 모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병원측은 노조 주장을 부인했다. 병원측은 “병원에서 유일하게 공기청정기가 있는 곳이 콜센터 사무실”이라며 “전화상담원들 사이에 놓인 파티션도 높아 일부로 고개를 들고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침을 튀거나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무과 수납원에 대한 코로나19 대응지침도 하청업체에 내려보냈다”며 “병동보조원에게 감염예방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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