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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산재신청에 대해 알아야 할 9가지

기사승인 2020.03.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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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

   
▲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판정한 직업성암 관련 사건은 386건이다. 이 중 286건(74.1%)이 산업재해로 승인됐다. 직업성암 중 가장 많은 질병은 폐암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잘 모르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노동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9가지를 알려 주고자 한다.

◇폐암은 산재승인이 가장 쉬운 암이다=2017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폐암은 세 번째로 많다. 2만6천985명이 걸렸다. 암의 직업 관련성은 평균 4% 내외(폐암의 경우 12.5%)로 평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천명 내지 3천명 이상은 직업과 관련성이 있다. 그럼에도 산재신청이 거의 없다. 노동자 스스로 폐암이 업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10년 이상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기 때문에 퇴직한 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폐암이 직업병이라고 인식하는 일이다.

◇담배를 핀 사실은 불리하지 않다=노동자가 폐암을 유발하는 직종이나 산업에 종사했음에도 흡연 때문에 산재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폐암 유발원인 중 80%가 흡연인 것은 맞다. 하지만 흡연은 오히려 산재인정에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흡연자가 석면이나 실리카(결정형 유리규산) 같은 발암물질에 노출될 경우 독성이 상승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물질을 항상 의심해야 한다=몇 년 전 대기업 자동차공장과 제철소를 갔다. 현장에서 실리카를 함유한 모래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노동자뿐만 아니라 회사 보건관리자조차 가장 대표적인 폐암 유발물질인 실리카를 알지 못했다. 3호선 기관사인 노동자는 사망할 때까지 평생 일했던 지하공간이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라돈에 노출됐는지 몰랐다. 폐암 유발물질을 회사에서 알려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동자 스스로 항상 의심해야 한다.

◇현재 사용하는 물질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80~90년대 현장에서 석면으로 만든 보온재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었다. 또한 용접작업을 하면서 석면포를 많이 사용했다. 지금은 개선됐기 때문에 직업병인 줄 모른다. 그러나 폐암은 과거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결과이거나 상당 기간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때문에 현재의 발암물질 노출 여부가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과거를 생각해야 한다=폐암 피해 노동자들은 유해물질 사용업무에 종사한 최근 이력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과거 유해물질 노출기간이 길수록 유리하다. 또한 본인이 취급한 사용물질만 생각하지 말고 인근 공정을 고려해야 한다. 가령 보온공이 용접공하고 함께 일할 때 석면을 쓴 보온재에만 노출되는 것이 아니다. 용접흄이라는 발암물질에 동시에 노출된다. 실제 연구에서도 두 가지 이상 폐암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나 동료의 진술이 중요하다=폐암의 경우 첫 유해물질 노출부터 10년 정도 이후에 발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해물질의 노출기간이 길수록 예전 작업환경·유해물질 등을 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이 경우 재해노동자 또는 동료의 진술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근로복지공단도 객관적인 증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동자 진술에 중요한 의미를 둘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재신청은 생각보다 간단하다=직업성암과 관련한 산재신청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산재신청 서류는 (원발성) 폐암 진단서 하나면 사실상 가능하다. 조사가 복잡하고 판정이 오래 걸리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신청서류가 복잡하지 않다. 요양급여청구서와 진단서 또는 요양급여소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조사와 서류 확보는 공단과 전문조사기관이 담당할 몫으로 넘길 수 있다.

◇대리인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① 2009년 이전에 석면이 포함된 제조공정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경우 ② 석면 광업·선박 수리업에서 직업적 석면 노출이 10년 이상인 경우 ③ 탄광부·용접공·석공·주물공·도장공에 10년 이상 종사한 경우 발생한 폐암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전문조사를 생략하거나 절차를 간소화해 보다 쉽게 산재로 승인된다. 또한 진폐증·규폐증 진단을 받거나 석면폐나 흉막반이 영상필름에서 보이는 경우 산재승인이 쉽다.

◇산재인정 받은 사례는 많다=대표적인 폐암 관련 직종은 용접공·스프레이 도장공이다. 또한 광업·석재가공업·요업·채석업·레미콘업·고무제조업·연탄제조업·페인트제조업·주물공장·도금공장·지하철·철도·정비수리업·건설업(보온공·용접공·착암공·발파공·덕트 설치공 등)이 대표 업종이다. 이 밖에 연탄구이집 노동자·환경미화원·마필관리사·반도체 노동자처럼 다양한 사례가 있다. 노동자가 이러한 직종과 업종에 종사한 경우 발병한 폐암은 직업병으로 의심하고, 산재신청을 해야 한다.

권동희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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