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안부

기사승인 2020.03.30  08:00:01

공유
default_news_ad2
   
▲ 정기훈 기자
계절은 움직임을 멈출 줄 몰라 훌쩍 봄인데, 그건 집 밖의 일이었다. 뜻밖의 손님처럼 불쑥 찾아든 봄기운이 반갑고도 낯설다. 일상을 곱씹는 시절이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뒹구는 뽀얀 얼굴 아이들 턱선이 둥글어 간다. 일터에 가야만 했던 엄마 아빠가 뾰족한 수를 찾느라 속이 타들어 간다. 문득 이것은 모두의 일이었으니 전화기 들어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다. 아이를 돌봐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늙은 엄마가 말했고, 찾아가지 못해 죄송하다고 젊은 아빠가 답했다. 조심, 또 조심하라는 늙은 엄마 잔소리를 어린아이에게 전하느라 손 씻는 세면대 앞이 매일같이 시끄럽다. 한동안 뜸했던 오랜 친구와도 할 말이 적지 않아 이런저런 톡방이 또한 시끄럽다.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나서야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잊고 지낸 것들이다. 인적 뜸한 광장에도 봄볕이 어김없어 노란 꽃이 밝다. 몇 학년 몇 반 누구 아빠 아무개라고, 이름도 참 긴 사람들이 노란색 점퍼 입고 그 앞에 섰다. 멈춰 선 봄날의 기억을 다시금 들춘다. 여전한 것들을 되묻느라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려 쓴다. 잠시 멈추어 서자니 보이는 게 있다. 멈출 수도, 멈춰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안부를 묻게 되는 시절이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