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홈플러스 본사(강서점)앞에서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가 무인 의자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지방의 한 홈플러스지점 상품을 배송하는 온라인 배송기사 B씨는 지난달 23일 홈플러스와 위탁계약한 물류업체가 보낸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당장 이틀 뒤부터 운송료 지급기준을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물류업체는 기사마다 제각각이던 기본운송료 지급기준 건수(24일 근무시)를 696건에서 600건으로 조정했다. 건당 인센티브를 20%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심지어 바뀐 기준으로 일하지 않았는데도 급여명세서에 바뀐 기준을 당장 적용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건당 무게도 급격히 늘고 배송 할당도 2건 더해져 퇴근은 늦어지고 피로가 쌓였다.

바뀐 운송료지급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서 받아가는 돈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B씨는 “기본운송료 지급기준이 낮아져 인센티브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구간별 인센티브가 없어져 운송료가 감소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배송건수가 줄어들 텐데 운송료 삭감 통보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는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삭감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는 물류업체와 계약해 지입차량을 운행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다. 같은 물류업체인데도 지역마다 운송료 지급체계가 다르다.

지금까지는 점포가 정한 배송건수 기준을 넘으면 구간별로 인센티브를 더해 각종 수당과 함께 운송료를 받았다. 최근 홈플러스는 물류업체와 재계약을 하며 운송료 기준을 새로 협의했다. 구간별 인센티브를 없애고, 전국 물류업체의 인센티브 기준을 650건으로 정량에 맞춘 것이다. 홈플러스측은 “기존보다 배송건수 기준을 완화했다”며 “온라인 배송건수가 계속 늘어 실제 배송기사들의 운송료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도 최근 위탁택배 노동자들의 건당 수수료 삭감계획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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