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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라는데] 정부 고용안정 특별대책, 비정규직·특수고용직에겐 ‘남의 떡’

기사승인 2020.04.2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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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급휴직·해고 막을 방안 없어 … “해고도 못 막고 생계지원도 역부족”

   
▲ 청와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유지·생계지원·일자리 창출의 3개 축을 기본으로 하는 ‘고용안정 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발표한 고용·실업대책의 규모와 대상을 확대·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한다는 취지지만 비정규직·특수고용직 같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해고도 막지 못하고, 실업이나 임금 감소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생계도 제대로 지켜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5차 비상경제회의서 고용·기업 안정 대책 확정

정부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55만개 일자리 창출과 특수고용직 생계지원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일자리 위기극복을 위한 고용 및 기업 안정 대책’을 확정했다.

대책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항공지상조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추가 지정한다. 현재는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조선업을 지정한 상태다. 해당 업종은 보험료 유예와 직업훈련 지원, 생활안정자금 융자 우대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거나, 채용·해고가 빈번히 발생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자격을 충족하기 어려운 파견·하청업체 고용유지 대책은 이번에도 빠졌다. 다만 노동부는 일감 축소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지상조업 업무를 주되게 하는 인력공급업체 노동자에게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준하는 지원을 하기로 했다.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무급휴직 사업장에 대한 정부 지원을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휴업수당을 지급하기 어려워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조차 못하는 사업장에는 저리로 융자를 해 준다. 융자를 받아 휴업수당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융자금을 상환할 수 있게 했다. 노사가 ‘임금감소-고용안정’을 협약한 사업장은 임금감소분의 일정비율을 6개월간 지원한다.

특수고용직만 221만명인데
영세자영업·무급휴직자·특수고용직
93만명에게 3개월간 총 150만원 지원


임금·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프리랜서·무급휴직자에게는 1인당 월 50만원씩 3개월 동안 고용안정 지원금을 준다. 93만명이 대상이다. 특수고용직 14만2천명을 대상으로 2개월간 매월 50만원씩 지원하는 지역고용대응특별지원 정책을 중앙정부 사업으로 가져온다. 이재갑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이 사업으로 특수고용직 20만명 내지 30만명 정도가 추가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35만~45만명가량의 특수고용직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추산하고 있는 특수고용직은 2018년 연말 기준으로 221만명이다. 이 중에서도 임금을 회사가 정하고 업무지시를 받는 등 종속성이 높은 이가 91만명을 넘는다. 정부 대책이 상당수 특수고용직을 배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업자에 대한 생계지원·재취업 지원사업도 강화한다. 실업자 증가를 예상해 구직급여(실업급여) 예산은 3조4천억원 늘린다. 49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액수다.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한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등에게 월 50만원씩 3개월간 지급하는 종합취업지원 프로그램 대상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17만명 규모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여기에 11만명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일자리는 55만개 새로 만든다. IT 분야와 환경보호, 행정지원같이 일손이 부족하고 대면 접촉이 적은 분야와 방역 등 공공부문에서 40만개 일자리를 만든다. 민간부문에서도 청년인턴 등 청년 대상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한다.

초단시간·일일노동자·5명 미만 사업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 겨냥 정책은 없어


이날 정부 대책에도 지원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는 여전히 광범위하다. 코로나19로 크게 일자리가 줄어든 서비스업이 특히 우려된다. 해당 업종 노동자는 초단시간 일하거나 일일노동, 5명 미만의 영세사업체 소속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는 93만2천명, 일일노동자는 74만8천명, 5명 미만 사업체 임금노동자는 378만3천명이다. 이 중 상당수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특수고용직 대책은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한 전문가는 “특수고용직 중 일부만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지원 대상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지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지원을 못 받는 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와 3개월 후에도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업급여 중 사업주 부담비율 10%를 내지 않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무급휴직·정리해고하는 사업장에 대한 대책도 이날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노동자 개인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대출 등 정부지원시 고용유지 확약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보험 미가입 취약계층은 1천만명에 달하지만 고용안정 지원금은 고작 93만명에게 준다”며 “고용 대책의 범위와 대상을 넓히고 내용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일자리 문제를 코로나19 위기의 핵심이라고 판단한다면 모든 지원받는 기업에 해고금지와 총고용 보장을 전제하도록 해야 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휴업수당 요건 완화 등 획기적인 고용유지 지원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23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코로나19 정부지원 대책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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