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130주년 세계노동절은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노동계가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노동절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노동절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산재 참사가 겹친 가운데 양대 노총은 해고금지와 총고용 보장, 사회안전망 확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외쳤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열고 13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의 원동력은 노동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관련법 제·개정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회의는 이천 한익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난달 29일 화마에 휩싸여 숨진 38명의 노동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희생자 상당수가 일용직 노동자, 20대 청년, 외국인 노동자인 사실이 무엇보다 뼈아픈 지점”이라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기업에 의한 노동자의 살인이 멈추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노동자대회를 7월로 연기한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0 메이데이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산재사망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가장 빠른 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30주년 세계노동절을 기점으로 ‘사각지대 제로시대’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불평등과 양극화가 없는 새로운 세상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 사회적 약자를 포괄하는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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