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몰린 쌍용차가 신규자금 조달을 위해 서울 구로정비사업소 부지를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한다.

쌍용차는 7일 오후 서울 구로정비사업소에서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김헌성 쌍용차 서비스본부장(상무)은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을 갚기 위해서는 매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3년 임대 조건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계획 철회 후 구로정비사업소 매각설은 꾸준하게 나왔지만, 회사가 매각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임대 조건의 매각’은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말한다. 기업이 자금조달 등을 위해 부동산·시설을 매각하고 나서 다시 임차해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정자산을 줄여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 상승과 같은 리스크도 안고 가야 한다.

쌍용차는 지난달 초 부산물류센터를 200억원대에 매각했다. 쌍용차가 당장 7월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900억원(운영자금 200억원, 시설자금 700억원)이어서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쌍용차가 보유한 자산은 구로정비사업소·광주정비사업소·천안물류센터·영동물류센터·인재개발원 등이다. 이 중 구로정비사업소(1만7천여제곱미터, 5천400여평)는 서울 구로역에 인접해 있어 알짜 매물로 꼽힌다. 지난달 초 예병태 쌍용차 사장도 대의원 간담회에서 구로정비사업소와 인재개발원 매각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는 “서울에 있는 유일한 직영정비사업소를 없애는 건 힘들기 때문에, 매각 후 재임대는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쌍용차가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민규 노동자연구단체 ‘뿌리’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최악의 구조조정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매각이 진행될 경우 고용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비·지역본부·고객센터 등이 모여 있는 구로정비사업소에는 관리직을 포함해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쌍용차노조 정비지부 대의원들은 지난달 27일 “사측이 일방적 매각음모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소 부지매각 반대 결의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정일권 노조 위원장에게도 부지매각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정 위원장도 “부지매각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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