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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직 40만명 시대] “정규직 됐지만 지금도 아저씨·아줌마로 불려요”

기사승인 2020.05.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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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안정에서 차별개선으로 정책 전환 필요

   
▲ 한국노총
“자회사 직원이 되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우리를 부르는 말은 똑같습니다. ‘아줌마, 여기 좀 쓸어 주세요.’ ‘아저씨, 여기 좀 닦아요.’ 우리는 지금도 현장에서 직급도, 이름도 없이 그저 아줌마, 아저씨로 불립니다.”(한국수자원공사 자회사 케이워터운영관리㈜ 노동자 김선민씨)

“성과상여금이 나오는 매년 3월이 되면 경찰청 공무직들은 업무를 놓고 싶을 만큼 심한 우울감을 호소해요. 같이 일하는 공무원들이 상여금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크게 다가오죠. 우리는 한 푼도 받지 못하니까요. 성과상여금과 주요 직무수당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됩니다. 공무원 임대주택이나 관사 사용도 할 수 없죠. 공무직 내에서도 누구는 호봉제를, 누구는 직무급제를 적용해 내부 갈등과 반목이 심각한 상태입니다.”(정지한 경찰청주무관노조 위원장)

기관마다 천차만별인 공무직 인사와 처우 기준을 논의하는 공무직위원회가 출범했다. 13일 오후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새판 짜기’라는 제목 아래 공무직위 출범 의의와 공무직 처우개선 과제를 짚는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100여명이 참석해 올해 공무직 문제가 공공부문 노동계 뜨거운 이슈임을 입증했다.

“공무직 임금, 정규직 절반 수준”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공무원(정규직) 대비 공무직(무기계약직) 임금수준은 61%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자료(2019년)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361개 공공기관 정규직 평균 연봉은 6천747만원인데, 공무직(무기계약직)은 3천809만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복리후생비나 성과급 지급에서도 격차가 크다. 36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1인 평균 복리후생비는 정규직이 105만원인데 비해 공무직은 90만원으로 85.7%였다. 경영평가 성과급을 공무직에게도 지급하는 기관은 95곳으로 정규직(130곳)에 비해 훨씬 적었다. 1인 평균 지급액도 정규직은 연간 242만원인데 공무직은 93만원으로 38.5%에 그쳤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공무직의 불안한 신분 때문이다. 공무직은 법률에 있는 용어가 아니다. 임금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정규직처럼 인건비 항목으로 편성하지 않고 사업비(또는 기본경비)로 책정한다. 그렇다 보니 공무직이 몇 명인지 정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남 연구위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추진실적을 토대로 공무직 규모를 38만5천900여명으로 분석했다. 정규직 대비 25.1%에 해당한다.

“공무직 실태 면밀히 조사하고 법제화 서둘러야”

문제는 법적 규정이 없는 공무직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노동자처럼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속출한다.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직이 과적단속 업무를 하다가 단속을 피하려는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했다. 이런 경우 업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까. 대법원은 2010년 규정에 없는 공무직이 수행한 과적단속은 정당한 업무집행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국회는 결국 규정상 공무원만 수행할 수 있던 과적단속업무를 2016년 1월부터는 공무직도 가능하도록 바꿨다. 하지만 경찰청에서 공무직이 수행하는 속도위반 과태료 부과업무나 지자체 소관의 주차단속, 노점단속, 현수막 철거 등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남 정책위원은 “대부분 기관에서 공무직이 공무원과 동종유사업무를 하거나 현장에서 특수한 업무를 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공무원의 보조적 성격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공직사회에 비합리적 위계구조를 형성하고, 이는 고스란히 대국민서비스의 어려움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올해 출범한 공무직위를 향한 주문이 쏟아졌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경영학)는 “공무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무직위에서 공무직 실태에 대한 면밀한 연구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무직 규모부터 기관별 임금실태를 조사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 제시를 위한 표준 직렬과 직무별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부문 전체를 아우르는 공무직 직무에 대해 직렬분류표를 작성하고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정책의 초점이 고용안정에 맞춰졌다면 이제는 차별개선과 처우개선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상용직·무기계약직으로 불리다 2013년 서울시가 ‘공무직’으로 호칭하면서 이제는 일반화된 공무직에 대해 법제화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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