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가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LG헬로비전 상암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소희 기자
LG헬로비전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순환파업과 시한부파업을 하는 동안 일부 고객센터에서 특정 권역 설치업무를 반납한 사실이 드러났다. 업무를 반납한 곳에 원청이 직원을 파견했는데 노동자들은 “신종 대체인력 투입”이라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지부장 이승환)는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LG헬로비전 상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조과 사회공헌사업을 함께한 지역시민·사회단체가 함께했다.

노조에 따르면 3개 지역 고객센터는 최근 1~2주 동안 조합원들이 일하던 지역의 설치업무를 LG헬로비전에 반납했다. 원청은 3~4명을 반납 업무에 투입했다. 이승환 지부장은 “대체인력을 투입할 돈으로 동종업계 최하위 임금인 우리의 요구를 들어줬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고객센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업무를 반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D+2일’이라는 경영평가 지표가 생겼다. 고객이 서비스를 접수하면 이틀 내로 고객센터가 업무를 처리하라는 내용이다. LG헬로비전은 이 지표 달성률로 고객센터를 평가한다.

한 조합원은 “인수 후 바뀐 업무에 관한 제대로 된 교육도 없었는데 원청이 이상한 지표를 새로 만들어 센터에 압박을 주고 이는 고스란히 기사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이 평가지표로 일부 지역 고객센터가 경영압박을 받았고, 업무가 밀리자 노조 파업 전후로 사업을 반납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달 지회별 순환파업을 했고 19일에는 전체 지회가 참여하는 하루 전면 파업을 했다. LG유플러스에 인수되기 전 CJ헬로비전 시절부터 7년간 설치기사로 근무한 한 조합원은 “이런 식의 지역 반납은 한 번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노조가 대체인력을 투입했다고 지목한 지역의 센터장은 “고객은 설치나 AS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파업을 하면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며 “서비스를 못하기 때문에 LG헬로비전에 인력투입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LG헬로비전측 관계자는 “협력사와 노조가 대화를 진행 중이며,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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