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 대형마트 대신 근거리 슈퍼마켓이나 정육점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집에서 조리하는 ‘홈쿡’이 확산했다. 알려진 대로 여행사나 영화관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온라인쇼핑 같은 비대면 업종 매출은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하나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59% 줄었다. 면세점(-52%)과 항공사(-50%) 매출 감소도 심각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3월 실적은 지난해 3월 대비 면세점이 무려 88%, 여행사가 85%, 항공사가 74% 악화했다.

3월 무술도장·학원 매출이 85% 줄었는데, 예체능학원(-67%)과 외국어학원(-62%)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노래방은 50%, 유흥주점·안마시술소는 각각 39% 매출 감소를 보였다. 요식업도 영향을 받았다. 한식(-32%)·중식(-30%)·일식(-38%)·양식(-38%)을 가리지 않았다.

비대면 쇼핑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1분기 인터넷쇼핑 이용액은 41% 늘었고, 홈쇼핑 매출도 19% 올랐다. 온라인은 활황세였지만 오프라인은 타격을 받아 아울렛매장(-31%)·가전제품 전문매장(-29%)·백화점(-23%)·대형마트(-17%) 매출은 급감했다. 반대로 편의점(6%)과 슈퍼마켓(12%) 매출이 증가한 점은 눈에 띈다. 연구소는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사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했다.

집에서 요리를 해 먹거나 술을 마시는 ‘홈쿡’ ‘홈술’이 유행했다. 정육점 3월 매출이 26% 늘었고, 농산물매장은 10% 증가했다. 주류전문 판매점 매출은 20%나 늘었다. 연구소는 이런 현상을 ‘홈코노미’로 이름 붙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을 높이는 기현상을 낳았다. 소아과(-46%)·이비인후과(-42%)·한의원(-27%)처럼 대부분 병의원 3월 매출이 급감한 것과 대비된다.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 구매는 감소했는데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했다. 자전거 매출은 3월 69%나 늘었다.

정훈 연구소 연구위원은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행·항공·숙박·레저·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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