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대기업 특혜 제도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여전한 대기업만 살리는 대마불사식 지원이고, 고용안정 실효성도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항공·해운 등 기간산업에 유동성을 공급할 목적으로 40조원 규모로 만들어졌다. 총차입금이 5천억원 이상이고 300명 이상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기금 지원 개시일부터 최소 90% 이상의 고용 총량을 6개월간 유지해야 한다.

노조는 “기금 지원대상이 부채가 많은 대기업”이라고 비판했다. 차입금 규모는 자산규모에 비례한다. 자산규모가 큰 대기업이 지원대상이 되는 것이다. 항공산업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저비용항공사(LCC) 전체가 지원대상에서 배제된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적어도 항공운송산업에 있어서는 재벌·대기업 안정자금이며 중소규모 기업 도산 촉진자금”이라고 비꼬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24일부터 운항중단에 들어갔다. 임금은 3개월째 체불 상태다.

수열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아시아나 등은 주주 경영권 문제 때문에 주식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아 부채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건전하게 회사운영을 하는 곳이 아니라 부채비율이 높은 곳을 우선 지원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고용유지 기간 6개월의 실효성 문제도 지적했다. 이 조항은 자금을 지원받고 난 후 6개월 이후에는 노동자를 해고해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조는 “기업에 제공된 자금을 상환할 때까지 고용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산업은행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기금운용심의회 위원 7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간산업안정기금 출범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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