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달 기자

전교조 대구지부가 3일로 20일째 대구 수성구 대구시교육청 현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5월 조성일 대구지부장(53·사진)에 이어 지난달 27일 이연주 지부 사무처장을 직위해제했다. 이연주 사무처장은 올해 노조전임자가 됐다. 함흥차사마냥 대구지부 전임자가 되기만 하면 해직되고 만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부 간부가 전임활동을 하며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날짜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징계하고 있다.

지난 2일 농성장에서 만난 조성일 지부장은 “신종 노조탄압”이라며 “대구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도입하지 않는 나홀로 교육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성장에는 ‘교육여건 악화와 노조전임 불인정 규탄’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그는 농성을 “법외노조 취소 투쟁”이라고 불렀다.

- 대구시교육청과 언제부터 갈등을 겪고 있나.
“2010년 이명박 정권에서부터 시작된 전교조 와해공작이 박근혜 정권에 의한 법외노조 통보로 귀결됐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집권하면 가장 먼저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이 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7년째 이어지는 법외노조 상황에서 지부가 당한 고통도 크고, 피해도 만만치 않다. 2016년 2월 대구시교육청은 일방적으로 단체협약 파기, 단협에 의해 제공됐던 지부사무실 환수, 정례적인 정책협의회 취소, 각종 위원회에서 전교조 배제 조치처럼 각종 탄압으로 조직 전체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줬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개 시·도가 노조전임을 인정하고 교섭도 하고 있으나 대구시교육청은 법외노조를 이유로 지금도 노조전임 휴직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법외노조를 이유로 노조전임자를 가장 먼저 해직 통보한 곳도 대구시교육청이다. 특히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임기가 시작되면서는 대구지부와 대구시교육청의 관계는 역대 최악이다.”

- 노조전임자는 법외노조 통보 이후 계속 직위해제되고 있나.
“‘법외노조 취소, 노동기본권 보장, 해직자 원직복직, 노조전임 인정, 단체교섭 요구’ 투쟁을 매년 되풀이한다. 대구지역 상황을 웅변해 준다. 법외노조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당연히 가진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으나 대구교육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니 법외노조 이후 해마다 노조전임을 위해 힘든 싸움을 해 나가고 있다. 2016년 당시 지부장의 해직, 2018년 전임 사무처장의 직위해제, 지난해 현 지부장의 직위해제, 2020년 전임자 2명에 대한 휴직 불허와 무단결근 처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직위해제도 중징계를 전제하기에 임기가 끝나고 학교로 복귀하는 길도 만만치 않다. 농성을 하는 동안 이연주 사무처장에 대한 직위해제 공문이 농성장으로 배달됐다. 대구뿐만 아니라 대전·경북·경기도의 노조전임자들도 해직되거나 직위해제 상황이니 이걸로 위로를 삼아야 할까? 참으로 웃기는 세상이다. 노조전임을 하려면 교직에서 배제되는 중징계를 각오하는 용기가 필요함에도 대구지부에는 해마다 이를 기꺼이 감수하고라도 전임을 자청하는 투사들이 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으로 복잡한 심경이 된다. 교육공무원법 41조에 의하면 교육감은 교원에 대한 휴직 승인권자다. 13개 시·도는 교육감 권한으로 노조전임 휴직을 승인했다. 그런데 강은희 교육감은 교원 휴직 승인권이 교육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감에게 부여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책임을 교육부로 떠넘기고 있다. 참으로 딱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전임인정 투쟁은 진행형이다. 대구에서는 해마다 직위해제와 징계위가 열린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산·울산·경남은 전임 휴직이 되는데 대구는 왜 안 되는가? 대구지부의 투쟁은 단순히 노조활동을 위한 휴직을 인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법외노조로 내몰리고 그나마 있던 노동기본권조차 빼앗겼으니 전임 투쟁은 곧 법외노조 취소 투쟁이고 빼앗긴 노동기본권을 되찾는 투쟁이며 불의에 맞서는 투쟁이다.”

- 이후 계획은.
“농성장이 풍성해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집중문화제는 따로 지부 교육위원회가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조합원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좀 더 확산돼 조합원 만남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내심 기대한다. 한동안 지켜만 보던 조합원들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고 실천할 수 있는 변화의 계기를 농성장에서 만들고자 한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함께 집중투쟁을 계획하면서 교육감 면담을 추진 중이다. 전교조 본부에서도 역할을 하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전임 요구 투쟁에 더해 교섭요구도 준비하고 있다. 매일같이 새벽부터 농성장을 울리는 우리의 요구는 간명하다. 노조로 인정하고 단체교섭 진행하자. 노조전임 인정하고 해직자 원직복직하라.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라.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미리 밝힐 수는 없으나 교육청의 태도 여하에 따라서는 깜짝 선물이 준비돼 있음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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