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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말 바꾸기에 교사 한숨] 주는 대로 월급 받았는데 2천만원 토해 내라?

기사승인 2020.06.12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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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제교사노조 “소급 결정 철회하라” … 교육부 “공무원보수규정 따라야”

   
▲ ‘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 별표1의 내용. 국가법령정보센터

경기도 A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기간제 영양교사 ㄱ씨는 최근 학교에서 황당한 통보를 들었다. 호봉이 잘못 계산돼 원래 받아야 할 급여보다 2호봉 높게 급여를 받았으니 최근 5년간 받은 급여에서 잘못 지급된 2천만원가량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ㄱ씨는 “당장 이달 월급에서부터 호봉이 정정돼 월 25만원 정도 급여가 줄게 됐다”며 “학교에서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세 달 동안 과다 지급된 75만원도 6월 월급에서 차감하겠다고 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휴직교사가 자리를 비운 1년 동안 영양교사 업무를 맡았던 ㄱ씨 계약기간은 2021년 2월까지다. 학교가 통보한 대로 잘못 지급된 임금을 모두 환수한다면 8개월 동안 ㄱ씨는 250여만원이 매달 월급에서 삭감된다. 학교가 교사 월급을 압류하는 모양새다. ㄱ씨는 “월급으로 50만~60만원만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한숨지었다.

ㄱ씨의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교육부 때문에 발생했다. 교육부가 교원자격증취득 이전 경력 인정기간을 80%에서 50%로 바꾸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11일 기간제교사노조(위원장 박혜성)와 교육부·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2018년 4월4일 “교육공무원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인정 여부”를 교육부 교원정책과에 질의했다. 교육부는 같은해 7월 “동일업무 직종의 근무경력이라면 교원자격증 취득 전후 모두 80%가 인정 가능하다”고 답했다. “교원자격증 소지만을 전제로 80%가 인정됐던 내용이 2012년 7월1일 이후 (예규)에서 삭제됐다”는 취지의 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교사 민원을 받은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11일 관련 내용을 재질의하자 교육부는 같은달 19일 “교원자격증 취득 전 경력은 50% 환산율을 적용한다”고 말을 바꿨다. 2018년에는 잘못된 답변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8년 전으로 돌아간 교육부”

노조는 반발했다. 교육부가 2012년 7월 동일한 업무을 하는 이들의 경력 인정비율을 상향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예규를 변경해 놓고 다시 2012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내용은 ‘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 별표1에 들어 있다.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 질의 나흘 뒤인 지난달 15일 예규 별표1 다항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의 경력”의 내용 중 일부를 개정했다. “자격증표시과목 업무와 동일한 근무경력은 80%를 인정한다”는 문구를 “업무 분야와 동일한 교원자격증 취득 후의 근무경력은 80%를 인정한다”로 바꾼 것이다. ‘교원자격증 취득 후’라는 조건이 다시 붙으면서 영양교사·전산교사·사서교사·유치원교사들은 자격증 취득 전후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취득 이후에만 경력을 80% 인정받게 된 것이다. 2012년 7월 예규 개정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사진 참조>

박혜성 위원장은 “교육부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예규 개정을 추진하면서도 이 내용에 대한 사전 의견수렴조차 거치지 않았다”며 “예규 개정으로 불이익을 보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데도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사들은 교육부 규정에 따라 임금을 받았을 뿐인데 받은 급여를 반납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교사 “적법한 경력 인정, 소급해선 안 돼”
교육부 “해석 잘못했다고 적법한 것 아냐”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도 최근까지 해당 예규에 따라 교원자격증 취득 전 근무경력을 80% 인정해 왔다. 호봉정정으로 급여를 반납해야 하는 교사들의 피해가 비단 경기도교육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 위원장은 “최근 경기도는 2019년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미배치 학교에 기간제 사서교사 200여명을 채용해 배치했는데 이들이 다 급여 호봉정정 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예규 부칙에 따르면 개정일 이전에 적법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인정받은 경력에 대해서는 예규의 개정된 내용에도 불구하고 종래의 호봉을 인정할 수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이 5년치 임금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부칙 관련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학교회계직(교육공무직)은 개정 전 예규, 그리고 경기도교육청의 공적 표명을 신뢰해 호봉경력 및 임금을 지급받았고, 이런 학교회계직의 신뢰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공무원의 호봉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다”며 “그런데 2018년에는 상위법령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이 나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경 전 예규에는 교원자격증 취득 전후에 대해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개정한 것”이라며 “예규규정과 상관없이 상위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법하고 적절하게 인정받은 경력에 대해서는 종래의 호봉을 인정할 수 있다는 부칙이 있지만 단서는 적법하고 적절해야 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의 해석이 잘못 나갔다고 해서 적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공무원보수규정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에서 임시직·촉탁·잡급 등으로 근무한 경력 중 교원자격증 취득 후의 경력 외의 경력은 50% 환산율을 적용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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