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
오비맥주 전국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경인직매장 앞에서 보름째 천막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길게는 35년 짧게는 2년 이상 일한 경인직매장 물류노동자 25명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면서 만든 농성장이다.

14일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이달 1일 오비맥주 경인직매장 물류업무 하도급업체를 변경했다. CJ대한통운은 오비맥주에서 직매장의 물류업무를 위탁받아 최저가입찰제로 선정한 하도급업체에 이를 다시 위탁한다. 전형적인 ‘인건비 따먹기’ 식 다단계 하도급 형태다. 이 과정에서 경인직매장 물류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말까지 업무를 맡겼던 기존 업체와 도급계약을 갑작스럽게 해지했다. 이달 1일부터 새로운 업체인 태성로지텍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태성로지텍이 기존 노동자들을 선별적으로 고용승계하면서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경인직매장에서 오비맥주 입출고와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30여명은 연차수당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 2월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매년 도급업체가 바뀌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가 이뤄졌고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존 업체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그런데 새로 온 업체가 이를 뒤집고 조합원 30명 중 25명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성로지텍은 2018년에도 오비맥주 경인직매장 물류업무를 맡았는데 당시에는 전원 고용승계가 이뤄졌다. 노조 관계자는 “태성로지텍측이 2018년에는 관행적으로 고용을 승계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달라진 것은 노조가 설립된 것 말고는 없다”며 “노조가입을 이유로 선별적 고용승계를 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했다. 노조는 다단계 하도급으로 이익만 챙기는 CJ대한통운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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