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고은 기자
“우리에겐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입니다. 먹고살기만 하면 된다고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건 너무 큰 꿈입니까?”

본격적인 여름장마가 시작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초사옥 앞. 거세지는 빗줄기 사이로 노동자들의 함성이 퍼져 나갔다. 이들은 “먹고살자 최저임금, 막아 내자 최저임금 동결”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민주노총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과 재벌개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 약 1천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금액이 올해 민주노총이 제시한 월 225만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재난 시기 부자가 아닌 노동자·민중을 살리기 위해서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앙을 기회 삼아 임금 삭감과 노동조건 후퇴로 마른걸레 짜듯 노동자를 다시 한번 쥐어짜려는 자본과 정부의 시도에 당당히 맞서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기도 한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은 “2015년 시급 5천700원 받던 우리가 이제 8천590원을 받고 있지만 이 돈으로는 내집 마련 꿈도 못 꾸고 전세 연장 할 때마다 조마조마하긴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24만 보육교사 중 민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최소 17만명은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똑같이 최저임금을 기본급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삼성을 향한 규탄 발언도 있었다. ‘삼성 노조파괴’로 해고됐다는 정찬희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직부장은 “교섭 자리에서 수차례 노조파괴 피해자를 복직시켜 달라는 요구에 회사의 답변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다’는 말뿐이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해고자 복직과 조합원들에 대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노조는 같은날 ‘7월4일 총파업’ 선전전 발대식을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건설노조는 이날을 기점으로 파업 시점 전까지 전국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건설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등을 포함한 10대 요구를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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