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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급과 통상임금

기사승인 2020.06.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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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1. 여전히 시끄럽다. 벌써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뉴스로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내부평가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고 언론이 보도하기 시작했던 건 판결이 선고된 지난 11일이었다. 그날부터 경제신문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대법원이 새로운 판결이라도 선고했던 것인 양,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해 오던 것을 대법원이 변경이라도 한 것처럼 심란하게 보도해 왔다. <대법 “공공기관 내부평가급·경영평가성과급 통상임금 아냐”> 이렇게 제목을 뽑아 보도하니 그걸 포털뉴스에서 볼 때마다 나는 짜증이 났다. 그런 보도를 한 언론사도,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도 싫다. 며칠 전에는 심지어 자신의 사업장 경평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게 된 것이냐는 자문노조 간부의 질문까지 받았다. 그래서 판결문을 다시 읽어 보았다.

2. 공공기관 성과급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관해서 최근 대법원이 판결한 것은 한전KPS 사건과 한국고용정보원 사건이다. 대법원3부가 지난 11일 선고했던 것인데, 한전KPS 사건에서는 내부평가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한국고용정보원 사건에선 경평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중 한전KPS 사건은 고등법원까지 내부평가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고받아 노동자들이 패소했던 사건이었다. 그 패소 뒤에 노조가 찾아와 상담하고서 내가 그 대법원 사건을 수임받아 진행했다. 그러니 그 사건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 대법원 판결과 언론보도에 관해 구체적으로 시시비비할 만하다고 나는 여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법원이 경평성과급 내지 내부평가급은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은 아니다. 고정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한전KPS 내부평가급은 매년 고정적으로 지급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법원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런 결론으로 보자면, 만약 어떤 사업장에서 성과급이 매년 고정적으로 지급된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과 달리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평성과급, 내부평가급, 그 밖에 무슨 명목의 성과급이 지난해 받고 올해 받고 내년에도 변함 없이 지급 받는 것이라면 이번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니 걱정할 일은 아니다.

3. 이번에 대법원은 경평성과급과 내부평가급은 전년도 근로의 대가 임금이라는 것에 주목해서 판결했다. 이들 사업장에서는 전년도의 근무일수 등 근무성적을 평가해서 산정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액을 정해 지급해 왔던 것인데, 대법원은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봤다. 이것이 고정성이 결여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그동안 많은 공공기관의 통상임금 사건을 수행해 왔다. 경평성과급을 포함한 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는 이번 사건에서처럼 전년도 근무일수 등 근무성적을 평가해서 당해 연도에 지급하는 방식을 취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당해 연도의 임금이 아니라 전년도에 제공한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고서 전년도의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추가로 청구해 왔다. 그런데 간혹 하급심 주심판사들이 당해 연도의 임금으로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할 것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고 그에 따른 판결을 받기도 했다. 만약 한전PKS 사건의 하급심을 내가 수임해서 원고들의 청구금액을 산정했더라면 분명히 전년도 근로의 대가 임금으로 보고 청구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4.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공공기관의 성과급을 고정적인 임금으로 볼 수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통상임금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 법리와 태도를 달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2013년 12월18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인용해서 판단하고 있다. 즉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전년도 근무실적을 평가해 이를 토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는 임금이 당해 연도에 지급된다고 하더라도,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년도에 대한 임금으로서의 고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는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이 부분을 인용해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판시하고 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인데 그 지급만 당해 연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고정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시한 대로 이번 대법원 판결은 판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년도 근무실적을 평가해서 지급하더라도 그것이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이 아니라 지급 당해 연도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이번 대법원 판결의 결론과는 달리 고정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급 당해 연도에 지급할 성과연봉 등 임금에 관해 그 산정기준을 전년도 근무성적으로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이는 지급 당해 연도 근로의 대가 임금으로 볼 수 있어 고정성이 부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결국 문제는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미뤄 지급하는 것이냐 아니면 전년도 근무성적을 가지고 당해 연도에 지급할 임금을 산정해 지급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단순히 그 산정의 기준을 전년도 근무성적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해서 노동자들은 지레짐작으로 겁을 집어먹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년도 근로의 대가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에 불과한 성과급이라고 해도, 그것이 “근무실적에 관하여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을 최소한도로 보장해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그 한도 내에서 전년도에 대한 고정적인 임금으로 볼 수 있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있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이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번 한전KPS 사건에서 대법원은 “직원연봉 규정 등에 근로자가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의 성과연봉을 최소한도로 보장해 지급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원고들은 상고이유에서 성과급을 최소한도로 보장받아 지급받았다며 이 부분에 관해 고정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에 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대법원은 회사 규정만이 아니라 이 점에 관해 사업장에서 구체적인 지급실태 등을 살펴 판결했어야 했다.

5. 공공기관을 비롯해서 이 나라 사업장에서 성과급 대부분은 그야말로 경영사정에 따라 임의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장에서 노동자는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지급 받는 임금인 것이다. 더구나 근무일수 등 노동자가 구체적으로 제공한 근로에 따라 산정해 지급하도록 정해 놓은 성과급이라면, 그 노동자가 제공하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고 그 대가 금액이 얼마인지 분명히 파악된다. 2013년 통상임금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이 이 나라 대법원의 대법정에서 공개변론까지 진행했고, 그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 판례 법리는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의 의의를 파악하는데 미흡하다. 통상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해진 고정적인 임금이라며, 소정근로에 대한 임금 외에도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더해서 파악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에 따라 각급 법원의 판결에서는 형식적으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갖췄는지를 따져 살피는 실정이다. 대법원의 공개 변론에서 했던 주장을 다시 한번 하겠다.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법정 외 근로의 대가 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임금제도다. 그러므로, 법정 근로의 대가 임금일 수밖에 없고, 여기서 법정 근로 범위 내에서 노사 간 합의로 정한 실제 제공하기로 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인 것이므로 소정근로의 대가 임금이라고 보면 된다. 간단히 말해서 어떤 사업장에서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소정근로로 정하고 있다면 노동자가 그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중 일부를 제외하고서 통상임금을 파악하게 되면, 소정근로의 대가 임금보다 법정 외 근로의 대가 임금을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서 지급하도록 한 법의 취지가 부정된다. 근로기준법상 초과근로 제한을 통한 근로시간 규제는 어렵게 되며 노동자의 장시간 근로를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상여금이든, 성과급이든, 재직 조건이든, 전년도 기준이든 그것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인 한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대법원 판결을 읽고 보니, 이 나라는 임금과 노동시간에 관한 노동자 권리를 위한 길은 갈 길이 멀다. <대법 “공공기관 내부평가급·경영평가성과급은 모두 통상임금”> 이런 기사를 읽게 될 때까지 아직은 멀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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