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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민주노총, 노사정대표자회의 코로나19 합의 실패

기사승인 2020.07.02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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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 가능성 남긴 정부, 무산 선언한 한국노총 … “덩치 커진 민주노총 되레 영향력 축소 우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합의안 논의를 위해 열린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도중 이마를 짚고 있다. <정기훈 기자>

노사정 간 합의보다 민주노총 내부 합의가 더 어려운 현실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40일간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 마련을 목표로 원포인트로 진행된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가 서명 직전 불발됐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내부 반발로 1일 개최 예정이던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2일 오후 다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연다. 국무총리실측도 “민주노총 합의 추인을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국노총은 이미 “민주노총 불참으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최종 무산됐다”고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앞으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잠정합의된 내용들을 충실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경사노위에서 합의 취지를 살려 가겠다는 의미다. 재계는 말을 아꼈다. 한국경총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데 안타까운 결과가 빚어졌다는 입장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 개최 15분 앞두고 ‘취소’

협약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국무총리 서울공관인 삼청당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해 참석했지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8시 비상중앙집행위를 소집하고 전날에 이어 합의(안) 추인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대화를 반대하는 단체와 조합원의 ‘회의 참관’ 문제로 갈등하면서 개회선언도 하지 못했다. 결국 총리실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협약식 취소 사실을 공지했다.

이번 사회적 대화는 김명환 위원장이 지난 4월17일 공개 제안하면서 마련됐다. 노사정은 5월20일 첫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 이후 14차례 실무협의와 4차례 부대표급 협상, 2차례 대표자회의를 거쳐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를 만들었다. 전문에서 밝힌 것처럼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했던 과거 전철을 반복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마련하고 언제 다시 확산할지 모르는 전염병에 대한 대응 체계를 탄탄하게 구축한다”는 취지였다.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노사 협력을 비롯해 △기업 살리기와 산업생태계 보전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사회안전망 확충 △국가방역체계와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이행점검과 후속논의 5개 장으로 구성된 합의(안)은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라는 시급성 때문에 내부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노사정은 보안상 이유로 논의 내용 유출을 꺼리면서 잠정합의 전까지 상층단위만 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

사회적 대화 제안했지만
내부 설득 실패한 민주노총


민주노총 내부 갈등으로 사회적 대화 판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사정 합의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민주노총에서는 어찌 보면 예견된 수순이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번번이 내부 소통 부족으로 사회적 대화에 실패한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로 공신력이 떨어지고, 국민에게도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며 “공조직으로서 직선제 대표와 집행단위의 관계, 특히 위원장의 의사결정 허용범위와 제약범위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라는 한계로 빅딜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고 이번 합의(안) 역시 ‘킬러 어젠다’를 피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여러 차례 있었던 대화를 통한 민주노총의 영향력 행사 기회가 수포로 돌아간 만큼 앞으로 정책 관련 발언권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도 “자칫 원포인트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조차 민주노총이 정책 파트너로 상대하기 어렵다면 누가 위원장이 되든 앞으로 노사정 3주체 대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덩치는 커졌지만 영향력은 축소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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