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조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앞에서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조>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이 정규직 전환 대상자였던 기간제 노동자 3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수년간의 경영실패를 덮기 위해 인력감축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조(위원장 최대근)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힐튼 서울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계약이 만료된 기간제 노동자 3명 중 2명은 회사 관행에 따라 2년 계약을 끝내고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1명은 1년 계약을 끝내고 2년차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 모두는 사원급으로, 노조 조합원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영업상황과 근속유무를 고려해 계약기간이 올해 5월 말까지인 노동자만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이들 3명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계약이 연장된 사람들은 과·차장급 계약직 직원으로 계약만료된 직원들과 근속연수가 비슷하다.

조은선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인건비 손실을 고려한다면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계약만료 되는 것이 앞뒤가 맞다”며 “계약시기에 따라 계약만료를 통보한 것은 급조된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해고가 쉬운 사원급 계약직 직원부터 계약만료를 통보했다고 본다. 이들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최대근 위원장은 “힐튼 서울호텔의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78억원이지만 10년간 누적이익은 이 손실을 포함해도 676억원”이라며 “지난 5년간의 경영실패를 코로나19로 덮고 정리해고로 모면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서울호텔 경영분석을 의뢰해 받아 보니 “영업이익과 부채비율이 크게 나쁘지 않아 구조조정을 할 정도의 재무구조가 아니라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사측이 인력감축안만 제시한 점도 비판했다. 정직원 450여명을 포함한 힐튼 서울호텔은 3월 말부터 6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다. 노조가 코로나19 고통분담을 위해 이를 연장하자고 제안했더니, 회사가 “인력감축을 고려하고 있어 연장이 어렵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노조가 회사에 인력감축 규모를 물었으나 회사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다.

힐튼 서울호텔 관계자는 인력감축안과 관련해 “노조가 내부적으로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을 외부로 공표해 유감”이라며 “논의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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