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20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출범했다. <국무총리실>

민주노총이 빠진 원포인트 노사정 합의(안)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으로 이름을 바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최종 합의한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 일부 단어는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힘 빠진 사회적 대화 테이블
문재인 대통령 참석할까


2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사노위는 28일 본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심의·의결한다. 협약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이달 1일 총리공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협약식이 무산되면서 힘이 빠진 사회적 합의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무게를 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 분위기는 싸늘하다. 한국노총은 “원포인트 노사정대표자회의 실패 책임은 정부에 있는데 이를 주도한 정부 관계자들은 책임 지는 모습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법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두고 민주노총 참가를 위해 총리실에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연 것에 한국노총은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1일 협약식이 불발된 직후에도 한국노총은 “경제위기에 놓인 노동자에게 하루하루가 고통”이라며 경사노위에서 합의안 이행점검과 후속논의를 하자고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고 노사정 합의안 추인을 밀어붙이자 정부는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한국노총의 팔을 비틀어 원포인트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강행한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핵심 인사들이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이제는 민주노총 탓만 하며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사노위 특별위원회 만들어 후속논의 할 듯

경사노위 본위원회 안건에는 한국노총이 요구한 이행점검위원회 가동과 특별위원회 구성안도 포함돼 있다. 경사노위가 지난 4월 만든 이행점검위원회에서는 노사정이 체결한 협약과 관련해 각각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위원회에서는 앞으로 6개월간 자동차 부품제조·여객선 운영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나 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세밀하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180일로 정해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 연장 방안도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지급기간인 180일이 넘어도 회생 기미가 없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관련 논의는 기존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가 맡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료 인상 등은 고용노동부 소관 고용보험위원회에서 논의한다.

다만 상병수당 제도는 경사노위가 아니더라도 국회나 보건복지부 내 별도의 위원회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민주노총 참여도 가능하다.

기준미달 휴업수당 감액지급 노동위 승인 증가?

사실 원포인트 노사정 합의는 민주노총의 합의 추인 여부와 무관하게 7월부터 실행되고 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90% 상향지원 기간을 석 달 더 연장했고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로드맵을 올해 안에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노사정 합의(안)에는 “휴업수당 감액 승인을 신청하는 경우 법적 범위 내에서 기업 상황, 노사 의견 등을 고려해 신속히 심사하도록 노동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해 노동위의 승인을 받으면 법정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파산 직전 병원이 휴업수당 감액을 신청한 경우나 중국 정부가 한국관광을 제한했을 때 여행사의 휴업수당 감액 조치를 승인하는 식이다. 최근 들어 노동위원회 기준 미달 휴업수당 감액 지급 승인 결정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여객선사를 비롯한 다양한 업종으로 휴업수당 전액 혹은 일부 감액 신청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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