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태 한국경륜선수노조 위원장이 21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노조설립 신고증 교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경륜선수노조>
한국경륜선수노조가 고용노동부 앞에서 노조 설립신고증 교부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노조는 21일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매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3월30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약 6개월 동안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발급주체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하고 이날 노동부 담당 행정관도 면담했으나 뚜렷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상협 노조 사무국장은 “발급주체인 안양지청과 노동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당초 신고증 교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던 안양지청은 어느 순간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고, 노동부도 면담 결과 안양지청 책임이라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불허할 경우 불허 사유를 밝히거나 지연된 이유라도 듣고자 했는데 합리적인 답변을 얻지 못해 추석 전까지 1인 시위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경륜선수의 노동자성과 종속성이 명확한데도 노동부가 교부를 이유 없이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륜선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직접 계약한다. 공단이 1년간 주최하는 경륜경기에 대한 참가신청을 하는 형태다. 고용계약은 아니지만 경륜경기 참가 일정은 모두 공단이 주관한다. 1년간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성과에 따라 하위 5% 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이듬해 참가신청을 할 수 없는 ‘퇴출’구조까지 있다. 고용과 처우에 공단이 직접 관여한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노조는 계약형태가 유사한 경마 기수들은 설립신고증을 120여일 만에 받았는데 경륜노조 신고증 교부만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경륜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륜경기가 2월28일부터 전면중단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배나 대리운전를 하거나 건설현장에 나가는 식으로 생계를 잇기 위한 다른 노동에 종사하는 상황이다. 이상협 국장은 “사용자쪽은 선수가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고 논의테이블 마련조차 거부한다”며 “이를 극복하고 노동자의 생계안정을 위해 노조를 설립했는데 정작 정부가 신고증을 주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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