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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논쟁 무엇을 남겼나] 선별·보편 지원방식 논의 속 사회안전망 사각지대 드러나

기사승인 2020.09.2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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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하려면 지원제도 개선 필요 … 실시간 소득 파악 필요성 높아져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처리가 최단기간 이뤄진 것처럼 집행도 최단기간에 이뤄져서 힘들어하시는 국민께 작은 위안이나마 빨리 드리기를 바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조8천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의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낙연 대표의 말처럼 4차 추경은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추진된 2차 긴급재난지원은 1차 지원과 달리 피해를 본 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결론 났다. 이에 따르면 “힘들어하시는 국민 중 일부에게 작은 위안”이라는 표현이 사실에 부합한다.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적 지원으로 결론 났지만 지원 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선별 지원·보편 지원 논란에서 교훈을 찾아야 코로나19 재난 장기화에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선별 지원 방식 택해 2차 재난지원금 지원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4차 추경안을 보면 일반업종 자영업자는 상반기 평균 매출이 지난해 평균 매출보다 줄어야 최대 200만원의 새희망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에게 지급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대상자는 70만명이다. 이 중 50만명은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원을 받은 이 가운데 신청자에게 준다. 신규 대상자 20만명은 소득감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지원받을 수 있다.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최초 신청 개시일부터 최종 지급완료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노동부는 2차 지원금 지급을 11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4차 추경안 준비 단계부터 선별 지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재정당국 책임자로서 볼 때 2차 재난지원금은 1차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당대표 선거운동 중이던 이낙연 대표도 “1차는 전면 지급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냈다.

선별 지원을 선택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으로 잘 드러난다. 그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피해가 가장 큰 업종과 계층에 집중해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겠다”며 “생존의 문턱에 있는 분들을 우선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안전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선별·보편 지원 장단점 뚜렷

선별 지원은 한정된 재원으로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데 적절한 수단으로 꼽힌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아동수당·재난지원금 등을 포함하는 ‘사회수혜금’은 지난 2분기 저소득층인 1분위에 3조8천90억원(14.9%) 배분됐다. 고소득층인 5분위는 6조251억원(23.6%)을 받았다. 부유한 계층이 가난한 계층보다 오히려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았다.

최한수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부)가 전 국민 대상 1차 재난지원금을 줬던 시기를 전후해 서울의 구별 소상공인 카드매출 추이를 살펴 발표한 자료에도 보편 지원이 부유층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최 교수에 따르면 1년 전 카드 매출을 비교했더니 지역내총생산(GRDP)이 높은 강남구보다 지역내총생산이 낮은 도봉구의 카드 매출이 큰 폭으로 올랐다. 부자나 안정적 직장을 가진 이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일정한 소비패턴을 보이지만, 가난한 이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소비를 늘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부자들에게 재난지원금은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는 거의 없고 도리어 그들의 저축을 늘려 주는 효과가 있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정부가 돈을 풀었을 때 큰 효과가 발생할 방안은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선별 지원 방식으로 고려하자 “소상공인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보다 시한부 지역화폐로 가계에 지급해 소상공인에게 소비하게 하자”며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 소상공인 매출 증가, 생산자 생산 증가로 연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청과 심사를 거쳐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하고 적시에 지원하기도 어렵다. 노동부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행정사무를 처리하려고 2개월 단기계약 비정규직을 1천200여명이나 뽑았다. 이들로도 일손이 부족하자 노동부 전체 직원이 3주간 집중 처리기간에 투입돼 심사에 매달렸다. 선별 지원 방식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번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도 신규로 신청하는 특수고용직·프리랜서는 서류 접수 후 최장 두 달가량 기다려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제도를 모르는 이들이 신청조차 못 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4차 추경, 선별 지원에도 실패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차상위 계층 빠져


4차 추경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 지원이 빠진 점도 선별 지원 방식의 약점을 드러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별 지원을 이야기하면서 먼저 강조했던 대상이 저소득층이었는데 정부 대책은 가장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너무나 인색하다”며 “효율적이고 맞춤형인 듯한 선별 지원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수요자인 국민 욕구나 필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이번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4차 추경·2차 재난지원금 과정에서 심화한 선별·보편 지원 방식 논란이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6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급방식 논란은 우리나라 소득과 자산파악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고 소득 등을 파악하는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으로 해소할 수 있다”며 “세금 과세와 4대 사회보험 자료를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맞춤형 복지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동자·특수고용직·자영업자 등 취업자의 소득을 월 단위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난 시기 피해를 파악해 적절한 지원책을 적시에 펼 수 있는 체계도 가능해진다. 현재 노동부·국세청 등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기획단은 취업자의 소득정보를 현재 시점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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