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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면 뉴질랜드는 오클랜드다!

기사승인 2020.09.25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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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훈 여행작가

오늘내일하던 일이 벌써 몇 달째다.

한두 달이면 끝나지 싶었던 코로나19 사태가 두 번의 계절을 보내고도 여전히 위력이 잦아들지 않고 있으니 언제 다시 여행다운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를 일이 돼 버렸다. 치료제와 백신이 운 좋게 일찍 나온다 해도 예전처럼 여행하는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다. 사람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춰져 있던 온갖 편견의 이빨이 코로나19를 타고 모습을 드러내 버린 지금의 세상은 이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세상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 말라는 일은 다 재미있다는 말처럼 여행이 어려워질수록 더 여행 냄새에 대한 금단 현상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뉴질랜드 여행 원고를 쓰다가 다시 뉴질랜드를 가게 된다면 어디서 어떻게 보낼까를 상상해 봤다. 그러다 문득 3번이나 다녀온 뉴질랜드지만 웬일인지 오클랜드는 늘 스치듯 지나치기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행의 시작점이나 끝점으로 삼았을 뿐, 오클랜드라는 도시 자체를 여행의 대상으로 삼아 본 적이 없었다니.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를 너무 막 대했다는 생각에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만약 다음이란 게 온다면, 그때는 꼭 오클랜드와 그 주변 동네에서만 일주일 정도 머물 작정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오클랜드에서의 일주일을 궁리해 본다.

이제는 연식이 좀 있는 편이 돼 버린 필자 같은 중년은 피아노의 해변 ‘카레카레 비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고즈넉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한 검은 모래사장에서 바람까지 적당히 불어 주면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피아노를 치던 주인공의 애절한 모습에 빙의돼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인증샷 한 장 정도는 꼭 남겨 두자. 사실 추억의 영화 놀이 말고 딱히 할 일은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해변으로만 치면 오클랜드 동쪽 비치가 훨씬 활기차고, 예쁘고, 놀기도 좋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다른 도심에 비하면 오클랜드는 메가시티에 속한다. 그래서 도심 안에서도 제법 돌아다니며 눈요기할 곳들이 있다. 스카이타워는 식상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가기도 거시기한 랜드마크다. 심장 쫄깃거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전망대 바깥에 매달려 걷는 스카이워크나 바닥으로 자유낙하하는 스카이점프를 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은 쫄보에게는 전망대에서 투명 바닥으로 아래를 바라보는 것도 반쯤은 목숨을 거는 일이라 딱 그 정도로 만족하고 만다. 스카이타워를 나와 주변의 카페나 펍에서 로컬 맥주 몇 잔으로 마무리하면 그날 하루는 적당히 차는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는 경험담이고 이제부터는 계획이다.

여기저기 뒤지고 뒤져 다시 가게 될 오클랜드에서 가장 하고 싶은 네 가지를 꼽아 봤다. 랑기토토섬 트래킹과 마운틴 이든 오르기, 무리와이 개넷 탐험, 그리고 마타카나(Matakana) 파머스 마켓 구경하기다. 랑기토토섬은 오클랜드 부두에서 페리로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화산섬이다. 섬을 한 바퀴 돌거나, 섬 정상을 오르는 트래킹이 어렵지도 않고 끝내준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사람이 살지 않고 엄격하게 관리되는 섬이라 더 매력적이다. 대도시 바로 앞 무인도 탐험 같은 느낌? 무엇보다 저질 체력도 걱정 없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원픽!

다음 코스는 마운틴 이든(에덴산). 오클랜드 시내 한복판에 있는 분화구로 제주의 오름과 같은 지형이다. 여기가 산굼부리인지, 오클랜드인지 헷갈린다는 사람도 있다. 차를 타고 오를 수도 있고, 설렁설렁 걸어서 오를 수도 있는데 오클랜드를 내려다보기에는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는 평이 있다. 무엇보다 큰 맘 먹지 않고 동네 마실하듯이 다녀올 수 있다는 접근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침 먹고 출발해서 장까지 보고 돌아와 저녁을 먹는 계획을 세워도 시간이 충분할 것 같다.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조금 더 멀리 나가 보기로 한다. 먼저 가 볼 곳은 무리와이 개넷. 생소한 이름이다. 구글 지도에는 오클랜드에서 차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고 나온다. 해변도 좋지만, 이곳은 개넷이란 새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2미터나 된다는 초대형 갈매기과 새들이 모여 있는 절벽이라니! 남섬의 카이코우라에 있었던 버드 시티만큼이나 장관일 것 같은 촉이 온다.

마지막 방문지는 마타카나 파머스 마켓이다. 세상 어디를 가도 시장 구경만한 것이 없다. 파머스 마켓이라는 이름 그대로 주변 농부들이나 텃밭 주인들이 기른 농산물이 주인공이지만, 각종 먹거리와 핸드 메이드 기념품 같은 조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평이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아침 일찍 가라고들 할 정도. 매주 토요일 오전에만 열리는 탓에 여행 시간을 잘 설계해야 한다는 게 아쉽다.

네 가지 픽에 도심구경을 추가하고, 여기서 소개하지 않은 멋진 해변 토핑 2곳 정도를 더 얹으면 일주일 정도의 여행 코스가 나온다. 오클랜드에서의 일주일이라니! 크흐…. 생각만해도 자릿하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뉴질랜드라서 더 기대가 된다.



여행작가 (ecocjh@naver.com)

최재훈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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