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민주노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해고가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생존권 박탈은 연쇄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 위기로 이어지고 국가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기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경영악화로 해고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 정부의 단기지원책에 의존해 온 항공·호텔을 비롯한 위기업종이 대표적이다. 이스타항공도 지난달 600명이 넘는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재매각을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리해고 예정일은 이달 14일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공정배씨는 “정부나 여당을 비롯한 그 누구도 도우려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어 지금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을 받고 있다”며 “일개 기장인 나도 비행기 운항에 대한 책임자로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는데 이스타항공 경영진·정부·여당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조조정은 흑자기업에서도 일어난다. 외국자본·투기자본이 코로나19를 틈타 철수하면서 해고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게이츠와 일본 니타가 지분을 공동소유한 한국게이츠가 그렇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7월 말 폐업했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제안했지만 직원 147명 중 25명은 거부하고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며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한국게이츠 해고자 홍성복씨는 “한국게이츠는 지난 31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튼실한 기업임에도 더 많은 이윤을 챙기기 위해 공장을 폐쇄했다”며 “중국 게이츠에서 부품을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겠다는 건데,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전 국민이 노력하는 상황에서 먹튀자본 게이츠와 부품을 납품받는 현대기아차는 돈벌이에만 혈안”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올해 4개 점포 폐점을 추진하고 있다. 안산점·대구점과 대전 둔산점·탄방점이 대상이다. 홈플러스 노동자 최철한씨는 “현장 직원과 고객의 사랑으로 커 온 회사 재산을 경영진과 MBK파트너스가 다 가져가려 한다”며 “단 한 명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상자도 나오지 않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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