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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직 ‘산재 적용제외 금지’ 정기국회 처리 급물살

기사승인 2020.10.16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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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신청사유 제한’ 산재보험법 개정안 발의 … 정쟁보다 약자 살핀 환노위 국감

   
▲ 사진공동취재단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이탈률을 높이는 적용제외 신청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계기로 적용제외 요건을 엄격히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환노위, 노동부 소속기관 대상 국정감사
적용제외 제도 질타 이어져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재해 예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특수고용직의 낮은 산재보험 가입률과 중대재해 반복 발생 사업장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택배노동자와 학습지교사를 비롯한 특수고용직 14개 직종은 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들은 일하기 시작한 날부터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되지만 본인이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사업주 입직 신고가 없는 상태에서 일하다 다치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한다. 사업주가 입직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되레 유리하다는 얘기다.

적용제외가 보험료 납부를 꺼리는 사업주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과로사로 숨진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김원종씨가 숨지기 전 작성한 적용제외 신청이 대리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고 김원종씨가 지난 9월 작성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는 대필로 작성됐다. 고인이 소속된 대리점에서 일하던 12명의 택배노동자 중 9명이 지난달 적용제외 신청서를 일괄 제출했는데 이 중 6장의 필적이 2개씩 같다. 3명이 신청서를 대리 작성한 것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근로복지공단이 검토한 결과 위임의사가 있더라도 대리작성이 확인될 경우 이를 위법하다고 한다”고 질의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리작성에 대한 효력 여부는 법률 규정이 없으나 통상 잘못 작성된 경우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대리점주가 고인이 작성을 위임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특수고용직도 일반 노동자와 동일하게 산재 피해를 입으면 심사 결과에 따라 적용 여부를 가리면 된다”며 “굳이 적용제외 신청제를 남겨 둬서 사업주가 악용하고, 노동자는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사용자들이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하면 급여가 얼마 많아진다는 식으로 종용·회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방식이라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나 마나 하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지방고용노동청장들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례를 전수조사하라고 주문했다. 박화진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적용제외로 산재보험을 확대하려던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적용제외 사례 전수조사는) 지방청 근로감독관이 관여할 근거가 없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보험을 관리하는 점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여당 ‘필수노동자 보호 대책’ 보완입법 추진
특수고용직 전속성 기준 개편은 빠져


정부는 지난 6일 ‘필수노동자 안전 및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특수고용직 적용제외 신청사유를 제한하기로 했다. 질병이나 육아, 사업주 귀책으로 인한 휴·폐업에만 신청을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지난 14일 환노위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으로 발의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감 시작 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라”며 “(적용제외 사유를 제한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 택배연대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일 사망한 CJ대한통운 고 김원종씨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대필로 작성돼 원천 무효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소희 기자>

다만 국감과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에서는 특수고용직 산재보험 적용의 최대 장애물인 전속성 기준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속성 기준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한 정부 움직임을 일단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산재보험 문제 외에도 부실한 산재예방 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강원도 삼척에 있는 삼표시멘트에는 올해 5월과 7월 전원차단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하다 노동자가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설비 에너지원을 차단한 뒤 재가동 되지 않도록 로그아웃하고 점검 팻말을 붙이는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5월 사고 이후 전원차단 문제가 사고 원인으로 밝혀졌는데 불과 두 달 만에 같은 이유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노동부는 같은 사고가 삼표시멘트에서 반복 발생하는데도 막지 못한 이유와 개선책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종합국감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 문제 거론될 듯

여야가 정쟁 없이 특수고용·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같은 사회적 약자 보호대책을 주문한 점은 이날 환노위 국감의 특징 중 하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노동부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산재은폐 문제를 조사하면서 노동자 신변을 보호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같은 당 윤미향 의원은 밀양 깻잎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데다가 임금을 노동시간당 받는 것이 아니라 깻잎 수확량에 따라 받는 사례를 지적했다. 다른 농장주 밭에 가서 일하는 등 불법파견 의혹도 있다며 노동부에 대책을 주문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매장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감정노동 보호대책을 주문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가 한국의 커피 문화를 많이 바꿨듯이 고객 문화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환노위는 국감 중 전체회의를 열고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이사를 26일 종합감사에 다시 증인으로 세우기로 의결했다. 노조파괴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같은날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자를 참고인으로 부른다.

제정남·정소희 기자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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