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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ILO 기본협약 비준 사업 재시동

기사승인 2020.10.16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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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 노총 15일 국제토론회 개최 … “비준 동의안 시급히 처리해야”

   
▲ 양대 노총과 국제노동기구 노동자활동지원국 공동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청년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노조할 권리와 ILO 핵심협약 비준 토론회에서 마리아 엘레나 안드레 ILO 노조활동지원국장이 화상연결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노동계가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비준동의안도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 법안이 ILO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법 개정안과 비준동의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한 채 폐기됐다.

정부는 올해 6월 법안을 지난해와 같은 내용으로 다시 제출했다. 최근에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노동계가 비판한 내용을 수정해 법안을 발의했다. 여당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개정안과 비준동의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한국노총·민주노총과 ILO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 회의장에서 ‘노조할 권리와 ILO 기본협약 비준-코로나19 대응의 주춧돌’을 주제로 국제토론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프라인 참석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하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정부 발의 개정안, ILO 기준 못 미쳐”

정부는 지난 6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ILO 기본협약 4개 중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 협약(87호)·단결권과 단체교섭권 협약(98호)·강제노동 협약(29호)을 비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의 개정안에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대의원·임원 출마자격 단위 사업장 조합원으로 제한, 해고자의 사업장 출입 제한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부 법안이 ILO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근로시간 면제한도·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노조활동 중 중요한 사안들에서는 실업자와 해고자같이 종사근로자가 아니면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시설점거 방식의 쟁의행위 제한과 관련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점거형태의 쟁의행위는 전혀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대 노총은 ILO 결사의 자유 원칙에 준하는 법안 통과와 조속한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현 정부는 ILO 기본협약 비준을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로 공식화했지만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뒤늦게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법 등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기본협약의) 목적과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반하는 개악 요소를 담고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난 후라야 협약을 비준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국회는 노동법 개악 시도를 중단하고 핵심협약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초로 FTA 노동조항 위반 오명 우려”

남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ILO 기본협약 미비준과 관련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노동 관련 분쟁에 대해 “만약 한·EU 분쟁의 전문가 패널이 우리나라의 해당 의무 위반을 인정할 경우 사상 최초로 FTA 노동조항을 위반한 국가라는 오명을 안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우리나라가 한·EU FTA 발효 뒤 9년이 지난 현재까지 기본협약 4개를 여전히 비준하지 않은 것이 한·EU FTA 위반에 해당한다며 2018년 12월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8~9일 이 절차의 막바지에 해당하는 전문가 패널 구두 심리가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11월 말 정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한국과 EU의 통상 관계에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남궁준 부연구위원은 “전문가 패널의 심사 결과는 (국제) 정치적 불명예 차원을 넘어 구체적 법적 위험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랭 펠세 ILO 선임전문가는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대한 제소 사건을 검토하면서 강조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결사의 자유위원회에 수차례에 걸쳐 제소됐다. 결사의 자유위원회는 △모든 노동자가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단체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 △사용자의 반노조 차별과 개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파업권을 포함해 평화로운 시위에 참여할 권리 △자발적 단체교섭에 참여할 권리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권고는 대부분 수용되지 않았다.

알랭 펠세 선임전문가는 “한국 정부에 강조한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 원칙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기본협약 87호와 98호의 요건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런 권고를 철저하게 이행해야 기본협약 비준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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