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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는 왜 죽음에 이르렀나

기사승인 2020.10.19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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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업계 종사자 위협하는 신속배송 시스템” … 노동계 “개선해야” 한목소리

   
▲ 부천 신선물류센터 앞 전경. 위 기사와는 무관함. <자료사진 강예슬 기자>

지난 8일 숨진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김원종씨에 이어 12일 한진택배 노동자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도 과로사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증대된 물량도 문제지만 ‘당일 배송·로켓배송’ 같은 무리한 배송 시스템이 반복되는 물류업계 종사자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쿠팡 대구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 장아무개씨(27)가 지난 12일 퇴근 후 목욕을 하던 중 ‘원인불명 내인성 급사’로 숨졌다. 장씨는 일용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오후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야간조로 근무했다. 같은날 한진택배 노동자 김아무개(36)씨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 김씨는 400여건의 물량을 배송했는데, 새벽 4시30분께 배송을 마친 경우도 있었다.

쿠팡노동자 장씨는 물류센터에서 일해 한진택배에서 배송을 주업무로 하던 택배노동자 김씨와 하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 쿠팡이 지난 16일 자사 뉴스룸 홈페이지에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는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억지로 택배노동자 과로 문제와 연결시키며 쿠팡을 비난하고 있다”는 해명글을 게시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죽음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성장하는 물류산업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씨와 이씨는 모두 업무 중 끊임없는 압박에 시달렸고 각각 야간근무와 장시간 노동 같은 과로사 유발 요인에 노출돼 있었다.

“실시간 업무 압박과 야간노동, 과로사 원인”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는 “장씨가 실시간 업무 압박에 시달리며 높은 노동강도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장씨는 포장을 위해 필요한 부자재를 채우는 업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물건을 전동 자키로 옮기거나 내렸다. 집품과 포장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실시간 업무 속도(UPH/Unit Per Hour)를 평가받으며 일하기 때문에, 업무가 끊기지 않도록 포장재를 채워 주는 역할을 맡은 노동자에게도 업무 압박이 상당하다. 지난달 공개된 ‘쿠팡 집단감염, 부천물류센터 노동자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UPH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노동자 간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여 왔다.

쿠팡은 “최근 3개월간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약 44시간이었다”며 “직원의 근로 강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장씨는 야간근무라는 노동자 건강장애 유해인자에 노출돼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는 특수건강진단 대상인 건강장해 유해인자로 “6개월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의 시간 중 작업을 월평균 60시간 이상 수행하는 경우” 등을 규정한다.

택배노동자도 당일배송 강요로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구조다. 물량이 몰리는 화요일과 수요일 혹은 연휴가 낀 성수기 업무강도가 살인적으로 오르는 배경이다. 게다가 택배노동자는 분류작업에 투입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송 중 업무 강도가 크게 늘어난다.

“당일배송·로켓배송,
야간·장시간 노동으로 탄생한 서비스”


김세규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택배노동자들이 당일배송을 하지 못할 경우 벌점과 페널티를 받고, 재계약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무리해서 당일배송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회사가) 당일배송을 강요하지 않으면 택배노동자가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때 일을 중단해 병원을 가거나 할 수 있다”며 “택배노동자는 결국 배송을 해야 돈을 버는 구조로 고의적인 배송 지연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영오 서비스연맹 대구경북본부 사무국장은 “야간노동에 기반한 물류시스템은 개선돼야 한다”며 “당일배송은 간선차가 새벽에 이동하고 새벽에 또 분류작업이 이뤄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쿠팡은 (숨진 장씨가) 물류센터 직원이었다. 일용직이었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면 일을 안 해도 됐다고 이야기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설명한 것은 아니다”며 “빠른 배송을 하려 (물류센터) 마감시간에 사람들을 쥐어짜고, 이것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매우 높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가 어느정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UPH가 올라가고, 노동자의 고용을 유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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