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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징>]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삼성’의 성장 스토리, 그 빛과 그림자

기사승인 2020.10.28  0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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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스트북스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향년 78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한국 사회는 고인에 대한 평가와 포스트 이건희, 또는 삼성의 미래를 두고 갑론을박 시끄럽다. 삼성과 이건희, 그리고 그의 아들 이재용을 두고 우리 사회 시선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삼성은 어떨까.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삼성을 진단할 수 있을까. <삼성 라이징>(사진·저스트북스·2만2천원) 한국어판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저자 제프리 케인은 꾸준하게 삼성을 취재해 온 저널리스트다.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타임> <뉴리퍼블릭>에 기고해 왔다. 그는 5년간 한국에 살았던 ‘한국통’이다.

‘삼성 엑스파일’ 고 노회찬 의원에게 바친 헌정사

저자가 처음 삼성을 취재한 것은 2010년 삼성 수원캠퍼스를 방문했을 때라고 한다. 그때는 이건희 회장이 탈세 혐의에 대한 사면을 받고 삼성그룹에 복귀한 시기였다. 저자는 “범죄 혐의에 개의치 않는 듯한 삼성 중역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고 서문에서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그러나 그가 삼성에 대해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저자는 “내 한국인 친구들은 흔히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고 말하곤 했다”며 “그런 말을 들으면 삼성 스토리를 떠올리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을 쓴 이유는 신흥 강국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스토리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시각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스토리는 단 한 번도 영어로 소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저자는 삼성의 성장 스토리를 통해 삼성과 한국 사회 명암을 솔직하게 담아 내고 있다. 고 이병철 전 회장이 작은 청과물 가게에서 시작해 어떻게 세계 굴지의 기업을 키워 냈는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983년 이병철 회장과 스티브 잡스의 만남은 삼성과 애플 간 오랜 경쟁과 애증의 서막이란 점에서 흥미롭다.

삼성을 반도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의 에피소드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불량 휴대폰과 전자제품 14만대를 직원들 앞에서 불태우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고 선언했다. 그가 요구하고 외친 것은 ‘혁신’이었다.

‘포스트 이건희’ 삼성은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까

하지만 혁신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군대식 상명하복의 폐쇄적인 ‘삼성 조직’이 버티고 있었다. 저자는 삼성 해외조직이 한국의 삼성 본사와 어긋나고 갈등하는 사례를 곳곳에서 소개한다. 그는 삼성을 두고 ‘삼성교’ ‘왕조’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그런 삼성 조직은 ‘추격자’로서 경쟁자들을 하나둘씩 제치고 애플과 맞짱 뜨는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인수를 눈앞에서 놓친 에피소드처럼 소프트웨어를 채우는 데는 한계를 노출했다. 특히 이재용이란 후계자를 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삼성의 미래를 옥죄는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400명 넘는 전·현직 삼성맨과 고위관리자·정치인·사업가·주주·언론인·시민사회운동가를 인터뷰하며 치열하게 삼성을 추적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인터뷰 대상자들이 익명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말이 인용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이보다 어떻게 더 증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삼성 라이징> 한국어판에서 고 노회찬 의원에게 헌정사를 바쳤다. 그는 “누구보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지금도 그의 환한 미소와 시원한 목소리는 내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저서에서는 고 노회찬 의원과 만나 전해들은 삼성 엑스파일 에피소드가 5쪽에 걸쳐 소개돼 있다. 삼성 엑스파일 폭로로 의원직을 잃은 고 노회찬 의원이 저자에게 전한 마지막 말은 “후회하지 않는다”며 “저는 정의를 위해 싸웠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국정농단 뇌물·횡령 사건으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무노조 경영 사과와 4세 경영 포기를 약속했다. 저자는 그 모습을 보고 “삼성은 조선왕조 같은 시대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고, 이제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사후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까.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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