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영 전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장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선거운동은 27일 자정에 끝나고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투표다. 유권자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위원장 후보 4명에 대한 지지 글을 연재한다.<편집자>

김상구 동지가 출마했다.

문득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마음이 그랬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많은 동지들의 마음이 그랬다. 난 명망가도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민주노총, 현장에서 바라본 김상구를 제대로 알리고자 이 글을 쓴다.

민주노총은 현장 어디에도 없었다. 민주노총이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때는 입을 열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로 김명환 위원장 사퇴까지 가는 동안에 접한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다.

100만 민주노총 대표자가 일부 활동가에게 감금(?)되고 회의실이 점거됐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이렇게까지 됐구나.’ 주저앉고 싶었다. 이성 잃은 민주노총, 길을 잃은 민주노총, 노답 민주노총이다.

조합원들은 이제 화를 내지도 않는다. 반대로 응원을 하지도 않는다.

현장 노동자들에 자랑스럽지 않은 민주노총이 돼 가고 있고,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을 가슴에서 지우고 있는 듯하다.

선배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세운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들의 조직이어야 한다. 2천만 노동자 계급의 자랑이어야 한다. 5천만 국민의 벗이어야 한다. 100만의 힘을 민주노총으로 모아 낸다면 그 어떤 대화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대화 없이 투쟁만 하자는 민주노총. 그렇게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섰지만 제대로 된 투쟁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의 출마 소식을 듣고 공약을 봤다. ‘선을 넘자.’

이 한마디가 너무나도 가슴에 확 다가온다.

현장에서 지켜 본 김상구 동지는 민주노총을 조합원과 모든 노동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과감히 기존의 선을 넘을 수 있는 동지다. 기억나는 세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 싶다.

첫째, 그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에서 지부장을 맡았을 때이다.

그는 위원장으로 당선됐지만 누구나 듣고 싶은 ‘위원장’ 직을 스스로 버리고 ‘지부장’으로 격을 낮췄다. 조합원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들은 위원장을 뽑았지 지부장을 뽑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바보 같지만, 올바른 산별 체계로 가기 위해, 위원장은 금속노조 위원장 한 명뿐이라며 자신을 내려놓고 선을 넘은 것이다.

둘째, 기아차지부는 대의원대회가 장기화하기로 유명(?)하다.

한 달, 두 달을 넘기는 대의원대회로 대의원들은 현장을 장기적으로 비우기 일쑤다. 고질병과 같은 대회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그는 철저한 회의 준비와 원칙적인 회의 진행으로 연일 회의 기간을 단축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 결과 대의원들을 현장의 조합원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당시 아무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존의 관행을 넘은 것이다. 또 한번 그는 이렇게 선을 넘었다.

셋째, 김상구 동지는 비정규직 2개 노조를 통합해 당시 금속노조 산별 방침인 1사 1노조를 완성시켰다. 당시 정규직·비정규직 간에 갈등이 심해 주위에서는 반대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긴 시간 진정성을 가지고 정규직 대의원들을 설득하고 비정규직 노조를 만났다. 그렇게 해서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를 통합시켜 냈다.

그는 이렇게 선을 넘으면서, 기존의 잘못된 관성과 틀을 깨면서 우리 노동운동이 가야 할 그 길을 성큼성큼 걸어 왔다.

그의 삶과 투쟁이 그랬듯이 그가 민주노총 위원장이 된다면 ‘구호만 난무하는 총파업’ ‘결정 따로 실천 따로’ ‘조합원이 배제된 상층중심의 정치방침’ ‘진보 꼰대 조직문화’ 등 우리 스스로 쳐놓은 덫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민주노총을 소통과 결단을 통해 그 선을 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자랑스러워하고 국민이 박수치는 민주노총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김상구 동지는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꼿꼿함이 있다. 노동자의 당당함이 있다. 그래서 그의 진성성을 믿고 좋아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이 그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이제 그를 100만 민주노총 대표로 감히 추천한다. 그리고 그의 승리를 응원한다. 그의 당선이 곧 새로운 민주노총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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