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2명이 사내하청업체 ㈜명천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40미터 높이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25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께 김형수 지회장과 하청노동자 A(47)씨가 대우조선해양 1도크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김 지회장은 명천에서 일하다 지난 1월 지회장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해고됐다. A씨는 이달 30일자로 정리해고될 예정이다.

명천은 지난달 28일 A씨를 포함한 20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김 지회장은 “(사내하청업체들은) 폐업하거나 폐업이 안 될 땐 희망퇴직·권고사직으로 하청노동자들을 내보내 왔다”며 “명천 노동자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안 나가고 버티니까 결국 정리해고라는 방법까지 동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사실상 원청의 주도하에 하청노동자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는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거제시가 발표한 ‘조선해양 및 지역경제 주요지표’에 따르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는 지난 1월 1만6천598명에서 10월 1만2천339명으로 4천259명이 줄었다. 6월(-3천435명)·7월(-4천38명)·8월(-4천37명)·9월(-4천321명)·10월(-4천847명)을 포함해 올해 전년동월 대비 감소세가 지속했다.

지회는 “대우조선은 1~6월 3천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원청은 흑자를 내면서 하청노동자는 수천 명을 해고하는 게 정당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조선소에서 용접사로 20년 넘게 일했다는 A씨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하청시스템 자체가 상용직이 없고 단기계약직 중심으로 돌아간다”며 “(합병 전) 정리해고 등을 통해 상용직을 줄이고 단기계약직으로 채우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회는 고공농성에 들어간 노동자를 지원하며 대우조선 안에서 천막농성을 계속 진행한다. 지회는 지난 3일 명천에 정리해고 철회와 대우조선에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