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청소·시설관리노동자 1천여명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고용안정·처우개선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장미꽃을 들고 서울시내를 행진했다. 대학청소·시설노동자 전국공동행동 투쟁본부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

104년 전 미국 매사추세스주 로렌스지방의 섬유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외친 구호가 서울 한복판에서 울려 퍼졌다.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시설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노동의 가치를 각각 빵과 장미에 비유하며 공동행동에 나섰다.

전국 40여개 대학 청소·시설노동자로 구성된 '대학청소·시설노동자 전국공동행동 투쟁본부'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는 대학 용역노동자들의 고용보장·처우개선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통해 공공부문 단순노무 업무 종사자에게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본급의 400% 범위에서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정부 지침이 공공부문에 한정되면서 사립대학 등은 적용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지침 자체가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립대학은 그나마 적용범위에서도 배제돼 있다"며 "대학 노동자들은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공공과 민간으로 구분돼 있다는 이유로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를 감내하라는 것이 지금 정부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용역노동자들의 임금은 대학과 용역업체 간 낙찰률에 따라 변동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설 경비용역에서 재하청 구조가 만연해 노동자 처우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대학청소·시설관리 업종에서 일하는 용역노동자들은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로서 노동인권은 고사하고 생존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위기를 해소하고 정부 지침이 대학노동자들에게 일괄 적용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동자 1천여명은 대회가 끝난 뒤 서울시청을 지나 영풍문고까지 1킬로미터 가량을 장미꽃을 들고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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