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에 집중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대책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제민주화네트워크는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호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하라"고 촉구했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특례 구역인 규제프리존을 설치하고,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규제프리존법) 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정안은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추진했던 법안들이다. 김남근 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 이후에도 중소상공인·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지 않으면서 자칫 정부 정책이 벤처육성에 쏠리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 단체들은 이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중소상공인·자영업자·노동자와 관련한 10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이들은 복합쇼핑몰 진입규제와 대형마트 의무휴업 확대, 적합업종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가맹본부와 가맹대리점 상생을 위한 정부 행정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 △중소기업·하도급 분야 불공정행위 전담부서 신설 △골목상권 전용화폐 등 지역상권 살리기 정책 추진 △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구제와 감독행정 강화를 요구했다.

네트워크는 "소득 주도 성장이나 공정한 경제를 기치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기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한 것은 지난 정부의 실책을 반성한 결과"라며 "국회와 소통해 관련 정부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관련 부처와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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