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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노동정책]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첫발 뗐다

기사승인 2018.05.0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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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정규직화·적폐청산 호평 … 섬세함 떨어져 곳곳에서 '갈등'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았다. '노동존중 사회'를 내걸고 당선된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은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뒷걸음질했던 노사관계· 노동시장을 바로잡고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첫발을 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자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던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는 정부 의지도 눈에 띈다. 정부의 의지와 정책의 방향성은 옳았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섬세함이 떨어졌다는 평을 들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전환 규모와 형태를 둘러싸고 발생한 갈등이 단적인 예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에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8일 <매일노동뉴스>가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을 살펴봤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과거와 분명한 차별 … 정책 집행력은 부족

문재인 정부 집권 첫해 노동정책은 크게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실현'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첫해 주요 노동정책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했다. 대선 때부터 공공부문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째인 지난해 5월12일 첫 현장방문지로 인천국제공항공사 택했다.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선언이 나왔다. 이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상시·지속업무에 종사하는 20만5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수립된 이래 이름을 바꿔 가며 수차례 반복 추진됐다.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대책은 과거 정부와는 달랐다.

황선웅 부경대 교수(경제학)는 "과거 정부의 소극적인 모습과 확연히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실제 성과가 이를 보여 준다. 지난해 12월 기준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은 6만1천608명이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발표했던 '2017년 전환규모' 5천177명의 10배를 넘는다. 정권교체 효과로 볼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선언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신호를 줬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서 민간부문에도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제도를 도입하고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의 정규직 채용 원칙을 세웠다. 노중기 한신대 교수(사회학)는 "차별해소와 비정규정책에서 노무현 정부가 거부했던 사용사유 제한 제도를 도입한 것이나, 상시·지속, 생명·안전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을 정책으로 수용한 점은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 못지않게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황선웅 교수는 "자회사 고용 방식이나 경쟁채용 도입, 비정규직 경력 불인정 등은 내용적으로 전보다 후퇴했다"며 "정책 추진주체의 의지나 집행력 부족과 관리·감독 소홀로 전환 제외 대상이 된 인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산업재해 줄이기 주목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7천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인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하는 후속대책을 내놓았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고용보험 가입과 연계해 추진하면서 30인 미만 사업장 고용보험 가입자가 1년 전 543만7천명에서 558만명으로 14만명 이상 늘었다. 사회안전망 사각지대가 조금씩 메워지고 있는 셈이다.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에 재계와 보수언론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대란이 일어난다"며 공격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3월까지 최저임금 인상이 통계적으로 고용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노동시간단축은 최저임금만큼 공격을 받는다. 국회가 올해 3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가까스로 정상화한 주 40시간제(최장 52시간)는 오는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사실상 무제한 노동이 가능했던 특례업종을 26개 업종에서 5개 업종으로 축소된다. 341만명이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이다.

노동자들 산업재해를 줄이는 노력은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통해 산재사망과 건설교통사고, 자살 등 3개 분야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청의 산재 책임을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을 추진하고, 직업성암 같은 산재 입증책임 개선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중대재해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용자 저항도 만만치 않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은 과거보다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세부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안전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은 분명한데,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전감독과 조치들이 현장에서 보다 세심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2대 지침 폐기로 조성된 사회적 대화 분위기

정부는 지난해 9월 2대 지침(공정인사 지침·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을 폐기하고,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제빵기사 5천300여명 직접고용 지시를 시작으로 부당노동행위나 불법파견 같은 산업현장 불공정 청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BC 조합원 부당전보와 LG화학에서 일어난 불법감청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기소송치하면서 부당노동행위 근절의지를 내보였다. 그해 11월1일에는 노동행정 적폐를 없애겠다며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출범했다.

2대 지침이 폐기되고 대통령이 노동계와 경영계를 초청해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사회적 대화 분위기가 마련됐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1월31일 첫 번째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리면서 8년 만에 사회적 대화가 복원됐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대화의 한 주체인 민주노총 내부에서 여전히 사회적 대화에 이견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란이나 제조업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구조조정, 그에 따른 노사갈등 같은 현안이 대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의 노사정 관계를 보면 정부는 배제에서 포용으로, 노동계는 저항에서 참여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며 "집권 2년차를 맞아 정부는 법·제도 개선방안 마련과 함께 행정조치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노동계는 조직화 확대와 대표권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영계는 격차 해소를 위한 공정경쟁 체제 구축은 물론 사회성장 주체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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