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아파트 경비 노동자 고용안정·처우개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서울지역 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서울시 아파트 경비원 대량감원 사태는 없었다. 서울시 아파트 3천245개 단지 중 경비인력이 줄어든 단지는 169개로 전체 단지의 5.2%에 불과했다. 오히려 23개(0.7%) 단지는 최저임금이 올랐는데도 경비인력을 늘렸다. 아파트 단지당 경비인력은 올해 1월 기준 7.37명으로 최저임금 인상 이후 감소 폭은 평균 0.09명이었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다. 서울시 아파트 경비원 1일 휴게시간이 지난해보다 38.7분 늘어난 8시간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후 월급 175만3천원

13일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도 아파트 경비원 고용감소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휴게시간 확대와 일자리안정자금 때문"이라며 "일자리안정자금은 한시적 정책이고, 휴게시간을 늘려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한계치에 이른 상황이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서울시 아파트 경비원 고용변화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올해 초 서울시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파트 경비원 고용변화를 보기 위해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업그레이드한 최종보고서다. 장기적 관점에서 입주민과 아파트 경비원이 상생하는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연구목표다.

센터는 서울지역 아파트 3천245개 단지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아파트의 월평균 관리비는 16만4천865원이었다. 이들 단지의 70.1%가 용역으로 경비원을 고용했다. 나머지 27.7%는 직접고용 방식이었다. 근무형태는 24시간 근무제로 2조2교대가 78.6%를 차지했다. 경비원들의 월평균 임금은 최저임금 인상 전 161만7천원에서 인상 후 175만3천원으로 13만6천원 증가했다.

휴게시간 하루 8시간으로 늘어

눈에 띄는 대목은 휴게시간 증가다. 하루 평균 휴게시간이 7시간57분으로 지난해보다 38.7분 증가했다. 박정우 센터 연구위원은 "심층면접에서 휴게시간이 늘어날수록 서비스 질이 떨어져 주민 불만이 폭발하는 탓에 휴게시간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올해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향후 고용조정 압박이 커지고 사회문제로 야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와 관련해 교대제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연구 과정에서도 2조2교대를 '6인3교대+1인 주간근무'로 전환한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을 면접조사한 결과 경비인력 고용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서울시 교대제 개편 시범단지 선정해 지원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은 "경비원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보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만큼 근무체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며 "3~4년 안에 야간에 체류하지 않는 출퇴근 방식 등 교대제 개편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는 아파트 경비원 교대제 개편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10월께 연구 결과가 나오면 SH공사 소속 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몇 곳을 시범단지로 선정할 예정이다. 맞춤컨설팅을 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서울시 전체로 확대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