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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기 전 법외노조 취소 쟁취하겠다"

기사승인 2018.10.22  07: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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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전국교사결의대회 개최 … 희망버스 타고 전국 3천명 모여

   
▲ 전교조는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희망버스를 타고 모인 전국 3천여명의 교사·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했다. <제정남 기자>

2013년 10월24일 오후 1시57분. 전국교직원노조 사무실 팩스에 수신음이 울렸다. 고용노동부가 보내온 두 장짜리 공문서 제목은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였다. 해직교사 9명이 있다는 이유로 6만 조합원의 노동기본권이 박탈된 순간이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에 따라 단체행동권을 부여받지 못했던 전교조는 노조 아님 통보로 단체교섭권마저 박탈당했다. 박근혜 정권의 서슬 퍼런 권력에 맞서 시작한 전교조의 법외노조 취소 투쟁은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뀐 뒤에 오히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틀 뒤면 투쟁 5년이 된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 5년=전교조는 5년 투쟁으로 우군을 늘렸다. 노조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개최한 전국교사결의대회는 희망버스 형태로 준비됐다. 법외노조 취소를 희망하는 교사와 시민 3천여명이 전국에서 모였다. 결의대회 사전행사로 준비한 서울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시위는 흥겨운 축제 같았다. 풍물패 뒤를 빨간풍선을 든 참가자들이 줄지어 따라가는 모습이 시민과 관광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민들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건넨 "지금 당장 법외노조 취소"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풍선을 받아들었다.

강원도에서 자녀와 함께 희망버스를 타고 왔다는 교사 김아무개씨는 "전교조가 사법농단 피해자인 것이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법외노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촛불로 탄생한 새 정부가 박근혜 노동적폐를 왜 승계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전교조 결의대회가 열리기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초등돌봄전담사에게 하루 8시간 전일제를 도입할 것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전교조 선생님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합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대통령이 결단하라" 플래카드를 대회장에 걸었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친 학교비정규직과 전교조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최근 정부는 전교조와의 면담에서 실체를 인정했다. 이달 17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비공식 면담에서 교육현안을 논의하는 공식정례협의회를 11월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교원평가 제도개선을 다루는 실무협의도 조만간 열린다. 정부 교육정책과 개혁을 위해 양측이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조창익 위원장은 결의대회 대회사에서 "전교조는 평등·정의·평화·민주주의를 위한 교육투쟁 전선에 서서 투쟁해 왔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와 정부는 우리 목소리를 수용할 것이고, 첫눈이 내리기 전에 본디 우리의 것인 노동기본권을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까지 제자였을 대학생들은 이제 동지가 돼 노조 조합원들을 응원했다. 이화여대 몸짓패 학생들은 "정부가 노조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교조가 법외노조인 세상이 과연 노조하기 좋은 세상인지 되묻고 싶다"며 "법외노조 취소 승리는 사회 개혁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말살 전모 드러날까=전교조 법외노조 사태는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부터 법원 재판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혹을 낳고 있다. 방하남 전 노동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법외노조로 할 경우의 문제점을 보고했지만 묵살당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외노조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노동부가 작성해야 할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유서는 노동부에 전달돼 다시 법원으로 넘어갔다. 전교조는 이와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영한 전 대법관·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기권 전 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송상교 변호사(민변 사무처장)는 "전교조 30년 투쟁을 두려워했던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 말살을 위해 모든 권력을 동원했다"며 "촛불항쟁 성과를 받고 선 새 정부는 무슨 이유로 전교조 문제에 요지부동·묵묵부답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법률 개정 필요 없고, 국회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과거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노조 아님 통보를 철회하면 깨끗하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결의문에서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청와대 앞에 모인 우리는 촛불혁명 과제를 부여받은 문재인 정부의 직무유기를 촛불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정부는 5년 전 자행한 법외노조 통보라는 폭력행정을 스스로 직권취소함으로서 노동적폐 청산의 모범을 보여라"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전교조 출범 30주년이 되는 내년 7월1일은 법외노조 취소 승리를 발판 삼아 교육개혁 투쟁을 보다 강화하자고 선포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며 "올해 안에 반드시 법외노조 취소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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