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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리병원 실체는 검은머리 외국인?

기사승인 2019.01.1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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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본, 녹지국제병원 투자배후로 국내 의료네트워크 지목

   
▲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재출범을 알리고 제주 영리병원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허가받은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의 투자 배후에 국내 의료네트워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국제병원 허가는 무늬만 외국자본인 국내 의료법인의 영리병원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문제투성이 제주 영리병원 허가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사업 경험 없는 녹지그룹
영리병원 개설 심의 통과한 까닭


제주에 외국인이 영리병원을 개설하려면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병원사업을 한 경험을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녹지국제병원 사업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에 자본 100%를 투자한 녹지그룹은 중국 상하이시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다. 병원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어떻게 제주도 영리병원 개설 심의를 통과했을까.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 일부를 공개했다. 녹지그룹의 병원사업 경험 자료는 2015년 5월 철회한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해외투자 협력업체'인 중국BCC와 일본 IDEA(이데아)의 업무협약(MOU)이 유일하다는 게 범국민운동본부의 주장이다.

2015년 당시 녹지그룹은 국내자본 우회투자 논란이 불거지자 투자를 철회했다. 같은해 6월11일 녹지그룹이 100%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해 지난해 12월5일 개설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새로 제출해 허가를 받은 사업계획서에도 중국BCC와 일본 이데아가 등장한다. 녹지국제병원은 이들과 해외 의료네트워크 MOU를 맺었다. 녹지국제병원은 사업계획서에서 "한국 미용성형기술에 대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 환자 유치를 알선하고 해외 사후관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자본이 중국에 세운 성형외과, 제주도에 역수출하나

문제는 중국BCC와 일본 이데아에 한국 의료진·의료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범국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중국BCC 소속 병원 가운데 가장 큰 상하이서울리거병원의 총원장은 홍성범 전 BK성형외과 원장이다. 그는 세계 최대 보톡스회사 ㈜휴젤의 대표를 지냈다.

일본 이데아 의료네트워크 중 하나인 동경미용외과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서울리거병원의 일본 대표"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데 의료 자문의에 홍성범 원장 이름이 올라 있다. 홍 원장과 서울리거병원이 중국BCC와 일본 이데아를 매개로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역수출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범국민운동본부는 "국내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이 외국자본 탈을 쓴 중국BCC와 일본 이데아의 실체"라며 "녹지국제병원이 개설된다면 누구든 자본만 있으면 전국에 허용된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진한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첩에서도 '제주도 외국인 영리병원 국내자본 이동' 문제가 언급돼 있다"며 "영리병원을 허용하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가 문재인 정부에서 그대로 살아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25일 "보건복지부가 2015년 낸 보도자료 등에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자본금 2천만달러인 100% 외국인 투자법인임을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 밖의 해명자료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원본조차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자본 우회투자 의혹이 거세지는 이유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5일 개설 허가를 받은 이후 내국인 진료 불허 방침에 대한 소송제기 가능성만 언급했을 뿐 공식적인 행보는 하지 않고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3월4일까지 개원하지 않으면 의료법에 따라 허가를 취소당할 수 있다. 의료법 64조(개설 허가 취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를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 개설 허가 취소를 명할 수 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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