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차기 한국자금중개 사장에 또다시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에 반발했다. 노조는 21일 성명을 내고 “민간기업을 퇴직관료 재취업 자리로 삼는 불공정한 작태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자금중개 사장 자리는 3개월 넘게 공석이다. 차기 사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차관급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자금중개는 민간기관이다. 하지만 역대 사장 모두가 관료 출신이었다. 노조는 “자금중개가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심각하게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현철 전임 사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노조 자금중개지부는 복수노조 설립을 지원해 노노갈등을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은 임원 A씨의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현철 전 사장은 이를 수용할 것 같은 의사를 보였다. 그런데 자신의 임기가 끝난 올해 8월3일 직후 이사회를 열어 임원 해임안을 상정한 뒤 부결시켰다. 이 전 사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3개월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회사 골프 회원권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 전 사장이 거론하기도 구차한 복지혜택까지 챙기는 작태를 보였는데 이것이 퇴물관료 낙하산 인사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허권 위원장은 "금융위에서 기재부로 부처만 달라졌을 뿐 민간기업 사장직을 퇴물관료에게 노후대책으로 선물하는 본질은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하다"며 "정부에 낙하산 인사에 대한 묵인·담합을 끝내고 관치 악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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