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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배달 노동자 둘에 하나 "노조가 필요해요"

기사승인 2019.11.2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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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조사 결과 67.7% 특정 배달대행업체에 종속 … 건당 수입 10% 수수료 챙기면서 사용자 책임 외면

   
▲ 정기훈 기자

배달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성장하면서 급증하고 있는 음식배달 노동자 87.5%가 "권리와 이익을 대변해 줄 단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조합 형태(49.3%)를 가장 선호했다. 공제회(29.2%)나 노조가 아닌 협회·단체(21.5%)도 적지 않은 선택을 받았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음식배달 노동자를 비롯한 미조직 특수고용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동회의소를 만들어 이익과 권리를 대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른 대행업체와 중복계약 불가능
배달시간·근무시간·업무실적 따져
불이행시 수당삭감에 계약해지


연구원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음식배달 노동자 노동실태와 보호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지난 8월 서울지역 음식배달 노동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음식배달 노동자 평균연령은 32.3세로 청년층이 많았다. 음식배달업에 종사한 기간은 평균 4년이었다. 47.3%가 3~5년을 일했다. 응답자 64%는 배달대행업체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도급 또는 위임계약을 맺었다. 근로계약을 맺은 음식배달 노동자 비중은 33.3%였다.

음식배달 노동자 고용형태의 가장 큰 특징은 특수고용 노동자 중에서도 사용종속성이 크다는 점이다. 46.7%가 "다른 대행업체와는 어떠한 계약도 체결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른 업체와 계약을 제한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14.7%)거나 "동일업무일 경우 계약이 제한된다"(6.3%)는 응답을 더하면 67.7%가 사실상 특정 사용자에 종속된 계약을 맺고 있었다.

대행업체가 업무지시와 감독을 한다는 대답은 72%를 차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구두경고(64.7%)·급여 또는 수당 삭감(7.3%)·계약해지(11.7%) 같은 불이익을 받는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음식배달 노동자는 중복계약이 불가능한 사용자 종속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대행업체로부터 근무시간·배달시간·업무실적 같은 직접적인 통제를 받고, 지시를 위반하면 계약해지를 당한다"며 "실질적으로 임금노동자와 같다"고 말했다.

오토바이·신용카드리더기 대행업체 리스
하루 40여건 배달하고 매달 287만원 벌지만
보험료 등 고정지출 빼면 실직소득 200만원 남짓


장 연구위원은 "음식배달 노동자의 오토바이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를 봐도 이들이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에서 음식배달 노동자가 대행업체로부터 오토바이를 리스한다는 응답이 56%나 됐다.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리더기·배달가방 같은 부수 장비도 대행업체가 제공하는 경우가 36.3%로 가장 많았다. 대행업체 리스는 27%로 나타났다. 대행업체 리스는 소유자인 대행업체에 음식배달 노동자가 리스료 명목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빌리는 것을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음식배달 노동자는 이륜차 보험료로 연평균 117만4천원, 유류비와 정비·수리비 등으로 월평균 72만3천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한다. 하루 평균 평일 39.2건·주말 47.3건을 배달하고 버는 월평균 소득은 287만원. 고정지출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214만원 수준이다. 배달 1건당 평균 3천원을 받는데, 이 중 10%인 300원을 대행업체가 수수료 명분으로 가져간다.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법·제도 개선, 노동회의소 주목
플랫폼기업 '디지털 과세' 눈길


배달노동자 스스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단체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65.0%로 조사됐다. 선호하는 단체 형태로는 노동조합(49.3%)이 가장 많았다. 공제회는 29.2%, 노조가 아닌 협회는 21.5%였다.

연구에 참여한 손정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연구위원은 "음식배달 노동자들은 은폐된 임금노동자로 수수료 수입 외에는 사회적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별다른 이해대변 장치가 없어 이직을 통해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별적으로 개선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음식배달 노동자 보호방안으로 법·제도 개선과 함께 공제회 혹은 재단을 설립해 노동환경 개선사업을 하거나, 노동회의소를 만들어 특수고용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음식배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탓에 배달노동자가 겪는 부당한 처우 문제는 이직으로 해소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음식배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그동안 봉인됐던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음식배달 노동자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것과 함께 디지털 사회보장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컨대 플랫폼 사회보장 계좌를 만들어 플랫폼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고객이 보험료의 일정 부분을 내고, 플랫폼기업이 이를 걷어 보험료를 납부해 주는 방식이다. 국제사회에서도 디지털 플랫폼기업에 과세해 이를 노동자에게 사용하는 ‘디지털 과세’가 주목받고 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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