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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와 편견으로 얼룩진 불기소 의견

기사승인 2020.04.01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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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영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 주민영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금속노조 A분회 여성노동자들이 남녀 임금차별에 항의하며 회사를 고소했다. 2017년 중순까지 남녀 노동자 모두 동일가치노동에 종사하면서 동일한 임금을 받았는데, 회사가 근무형태를 3교대로 변경하면서 갑자기 여성노동자들에게 남성노동자보다 낮은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했기 때문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8조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37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A분회 여성노동자들은 비교 대상 남성노동자들과 기술·노력·책임·작업조건·경력·학력 등 측면에서 차이가 없는 동일가치노동을 수행했다. 회사는 그동안 모두에게 동일한 임금을 지급했으며 근무형태 변경 이후에도 함께 3교대 근무를 했고 취업규칙 등 제 규정 어디에도 남녀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할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회사가 여성노동자들에게 남성노동자보다 낮은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남녀고용평등법 8조1항 위반이다.

그런데 관할 고용노동지청은 남녀 임금차별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세 차례 출석조사를 진행할 정도로 당사자 간 주장이 상이함에도 대질조사 한 번 없이 내려진 석연치 않은 판단을 A분회 여성노동자들은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명백한 남녀 임금차별조차 인정되지 않는 현실에 허망함·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A분회 여성노동자들은 “신규 노무사 교육 때 ‘민주노총 비하’ 교재 쓴 근로감독관”이라는 올해 1월31일자 경향신문 기사를 접하게 됐고, 차오르는 분노와 억울함에 억장이 무너졌다.

공인노무사 시험에 최종 합격한 신규 공인노무사들은 이듬해 1개월 동안 한국공인노무사회 주관의 집체교육을 받게 된다. 올해 집체교육 중 ‘공인노무사와 근로감독관의 관계’라는 강의가 있었는데, 해당 강의를 맡은 근로감독관은 민주노총 조합원이 욕하는 것은 특성이니 겁먹지 마라는 취지로 교육을 진행했고, 교육 자료에는 “욕한다고 겁먹지 말기(민노의 특성)”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혐오’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이를 교육 자료에 그대로 명시한 근로감독관은 A분회 여성노동자들의 남녀 임금차별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담당 감독관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분회 여성노동자들은 동일가치노동에 종사하는 남녀 노동자 간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가 민주노총 조합원의 ‘억지’로 보였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분통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3조(집무자세) 1항4호는 “감독관은 노사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명정대하게 직무에 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과 그 조합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근로감독관은 중립적이지 않고, 공명정대하지 않으며, 신뢰받을 수 없다.

최근 A분회 여성노동자들은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민주노총과 그 조합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가진 근로감독관으로 인해 매도된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가 혐오와 편견 없이 공정하게 수사될 수 있도록 간절한 호소를 담아 빼곡히 쓴 탄원서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린다. 부디 공정한 수사를 통해 합리적인 이유 없는 남녀 임금차별에 대해 ‘법은 관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일깨워 주길 간절히 바란다.

주민영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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