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롯데택배 노동자가 울산지역 롯데택배 대리점에서 발생한 집단해고와 기획·위장폐점 사태를 해결하라며 18일로 11일째 서울 중구 롯데쇼핑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롯데택배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이다.

택배연대노조(위원장 김태완)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 본사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울산 신정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 11명은 지난 1일 롯데택배 울산지점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면서 해고됐다. 노조는 롯데택배가 폐점을 기획했다고 본다. 롯데택배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추가지원비 100%를 삭감하는 안을 신정대리점 소장과 택배노동자가 수락해 건당 수수료 감축을 받아들인 그 이튿날 “영업활동이 저조하다”는 새로운 이유를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이래도 저래도 계약해지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서울주대리점의 경우 택배기사들의 노조 가입이 늘어나자 서둘러 폐점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남울주대리점은 서울주대리점장이 공식적으로 계약해지 의사를 밝히기도 전에 서울주대리점 통합 운영 사실을 택배기사에게 전했다. 노조가 위장폐점으로 보는 근거다.

노조는 “롯데택배의 수수료 삭감은 울산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며 “지난 4월에도 서울 서부지점의 수수료 삭감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전국적으로 수수료 삭감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건립비용이 있다고 봤다. 진경호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6월4일 본사 직원이 울산지역에 내려와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비용 때문에 수수료 삭감 정책을 바꾸긴 어렵다’고 했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만의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지주사에서 자금을 유치하는데, 투자유치계획서에 수수료 삭감을 이용한 재원마련 내용이 첨부돼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롯데택배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인 물류산업에 대해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노조는 롯데택배가 수수료 삭감을 통해 2020년 추가적으로 얻을 수익을 252억원으로 예상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분과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택배 물동량은 30억개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택배의 시장점유율이 13%인 점을 감안할 때 배달 건당 수수료를 60원씩만 아껴도 25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김태완 위원장은 “택배노동자가 근로자였다면 임금을 깎아서 자신의 신산업에 투자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회사가 계약서의 수수료를 그냥 낮출 수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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