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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는 ‘아프면 쉴 권리’] 유급병가 정규직 60%, 비정규직 19%만 적용

기사승인 2020.07.0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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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병수당 논의 앞서 당장 ‘유급병가’부터 보장하자”

‘아프면 쉬자’는 생활방역 수칙은 현실과 모순된다. 노동자 상당수가 아파도 직장을 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병수당제도 도입 목소리가 높다. 상병수당제도는 이미 국민건강보험법 50조(부가급여)에 명시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 외에 임신·출산 진료비, 장제비, 상병수당, 그 밖의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상병수당은 업무 외 사고나 질병을 치료하기는 기간 동안 기존 소득의 일정 부분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법전에만 있는 상병수당제도가 현실에서 적용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병수당 및 유급병가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양대 노총과 건강과대안·보건의료단체연합,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안호영·서영석·이수진·최혜영 의원이 토론회를 공동개최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노동자 얼마나 될까

상병수당을 실행하려면 먼저 아프면 직장을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이찬진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노동자의 병가휴가·휴직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임시직이나 특수고용직은 치료를 위해 실직을 감수해야 하고 상병수당제도도 활성화하기 어렵다”며 “상병수당 제도 필요조건으로 법정 병가휴가·휴직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노동자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고용이 불안할수록,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쉬기 어렵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한국노동패널 2018년 자료를 이용해 사업장별 병가휴가 도입률을 분석했더니 유급병가를 쓸 수 있는 정규직은 59.5%, 비정규직은 18.7%로 3배 넘는 차이가 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도 1천명 이상 대기업은 80.6%가 유급병가를 쓸 수 있지만 5명 미만 사업장은 12.3%만 가능했다. 이렇게 차이가 큰 이유는 유급병가가 법에 없기 때문이다. 유급병가는 기업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85.3%가 병가휴가를 사용하지만 무노조 사업장에서 병가휴가는 36.5%에 그친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상임대표는 “상병수당이 유급병가제도와 긴밀히 연관돼 있어 제도 설계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법정 유급병가부터 우선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일단 7일 내외 단기 유급병가를 먼저 도입하고 재원은 사업주가 100% 부담하되, 지불능력이 없는 경우 산재보험 등 기금에서 재원을 책임지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며 “단기 유급병가라는 점을 고려해 진단서 첨부 같은 절차는 생략하고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병수당 오남용 막으려면 법정 유급휴가 필요

상병수당을 지급하는 국가에서는 5~7일 정도 대기기간을 두는 편이다. 상병수당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차장은 “재정 때문에 상병수당 도입이 어렵다는 것은 수십 조원의 경기부양책으로 ‘헬리곱터 머니’를 뿌리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없다”며 “지금 논의 초점은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제도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병가는 필수”라며 “대기기간과 연계해 근로기준법에도 모든 사업장에 유급병가를 두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무원들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업무 외 질병에 따른 60일의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병가 일수가 6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의사 진단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이 조항에 준해 근로기준법에도 유급병가를 명시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프면 쉬라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하도록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정혜주 고려대 교수(보건정책관리학)는 “어린이집 원생들의 폐결핵 집단감염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는 아파도 쉴 수 없는 보육교사의 무리한 출근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고용보장되는 상병수당 도입만으로 유행성독감과 폐결핵 같은 전염성 질환을 막는 데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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