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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산재, 근원적 변화와 대책 시급

기사승인 2020.07.0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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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고용노동부는 5월28일자 보도자료에서 현대중공업을 특별관리한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같은달 11일부터 20일까지 특별감독을 했는데도 감독 종료 다음 날인 21일 또다시 사망사고가 났다. 밀폐작업 공간에서 아르곤가스 질식으로 노동자가 숨지면서 현대중공업 안전관리 체계의 심각성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특별관리 대책으로 ‘전사적 차원의 근원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과 빠른 시일 내 대책 마련 계획을 대외적으로 표명할 것을 현대중공업에 주문했다. 그리고 대책 마련을 자문하고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노동부 울산지청과 안전보건공단·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안전보건개선특별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또한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상설감독팀을 구성해서 두 달간 고강도 관리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1일 고강도 안전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에 2022년까지 3년간 2천1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안전혁신자문위원단 확대, 전 작업자에게 안전개선 요구권 부여, 안전조직 개편, 안전교육 강화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2016년 발표한 종합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2016년에 발표한 내용은 이행되지 않았다.

사고원인 분석·진단이 없는 대책

노동부도 현대중공업을 특별관리하겠다는 발표 이전에 특별감독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특별감독을 실시했음에도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특별감독만으로 막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를 드러내고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단지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벌금과 과태료 처분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제도와 법체계 문제를 시인해야 한다.

또한 중대재해 발생시 작업중지 범위를 노동부 스스로 축소하면서 작업중지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중대재해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6월부터 진행되는 특별관리를 울산지청과 부산지방노동청이 각각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와 사전에 협의·논의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대재해해제심의위원회에서 회사가 개선계획을 제출한 뒤 작업중지를 해제했지만, 특별관리 기간인 현재도 개선대책은 이행되지 않은 채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작업장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가 문제제기를 해도 부산지방노동청과 울산지청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위험은 고스란히 노동자들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안전개선 요구권, 하청노동자에게 그림의 떡

현대중공업그룹의 종합대책 중 전체 작업자에게 ‘안전개선 요구권’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은 위험에 내몰린 하청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하청 물량팀에 대한 고용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임금·고용 위협을 무릅쓰고 “이 작업과 방식이 위험하니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할 수 있는 팀과 팀원이 있을까?

중대재해로 작업이 중지돼도 물량팀 하청노동자들은 무급휴업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4월23일 연이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겠다며 전 사업장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 대토론회를 개최했을 때도 하청 물량팀 3천여명은 출근하지 못해서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했다. “안전은 노사가 따로 없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특별관리에 노동자 참여시켜야

창사 이래 46년 동안 현대중공업에서 467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했다.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 가는 동안 기업의 이윤과 국가 경제라는 미명하에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받아 왔다. 노동자는 지시에 따라야 하는 존재로만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되는 467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노동부와 현대중공업이 정말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그리고 노동부가 현대중공업을 특별관리하겠다고 한다면 노동자 요구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별관리가 현장에 정착하려면 노동자들이 호응하고 참여할 수 있는 조건과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

이태진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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