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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매각추진에 구조조정 위기, 쌍용차 살릴 방안은

기사승인 2020.07.1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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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쌍용자동차 매각주관사가 평택공장을 실사하면서 쌍용차 매각이 공식화됐다.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한 뒤 중국 상하이차로부터 쌍용차를 인수했던 인도 마힌드라도 결국 실패한 모양새다. 다시 중국기업이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무조건 인수자만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매각하는 것으로는 위기에 빠진 쌍용차를 살릴 수 없다는 인식이 높다. 일각에서는 국유화·공기업화 방식에 거론된다. 한편에서는 국유화든, 해외자본 인수든, 국내자본 인수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쌍용차 고임금을 거론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밝혔다. 쌍용차를 살릴 방법은 무엇일까.


국유화·공기업화 방안 적극 검토하자
오민규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연구위원
 

▲ 오민규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연구위원

‘무쏘 신화’. 차를 너무 튼튼하게 잘 만들어 (차를 바꾸지 않고) 오래 타니 그것 때문에 쌍용차가 망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21세기에 벌어진 두 차례 해외매각은 쌍용차 기술력을 노린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에게 빨려 쌍용차를 기저질환으로 몰아넣었다.

쌍용차가 개발한 티볼리를 기술이전료 500억원에 인도로 가져간 마힌드라는 작년 한 해에만 4만대 이상을 팔아 1조원 가까운 매출을 보탰다. 유럽의 엄격한 환경규제를 충족할 기술개발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은 거의 온전히 쌍용차의 몫이었다.

수출시장 개척이 어려운 탓이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 중심 업체로 거듭나기도 했다. 대부분 경쟁 차종이 내수시장 최고 강자인 현대·기아차와 겹치는 상황에서 이뤄 냈다는 점에서 더 놀라운 일이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쌍용차에 1천억원 추가 대출을 승인한 것 아니었나. 노조와 이동걸 회장 면담도 있었고, 청와대 수석들도 쌍용차 관련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면밀한 실사 과정을 거쳐 회생 가능성과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이 있다고 청와대가 판단하지 않았다면 1천억원 대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쌍용차를 살리는 것은 기본이되, 또다시 해외매각이라는 절망적인 해법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쌍용차에게 독약이다. 미래차로의 전환,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해 ‘그린뉴딜’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힘있게 산업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도 완성차업체 하나를 국영기업 또는 공기업으로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

모기업이 철수하면 브랜드조차 남지 않는 한국지엠·르노삼성과 달리 쌍용차는 독자 브랜드를 갖고 있다. 수출시장이 막히면 살아남기 힘든 다른 기업과 달리 내수 중심 업체라는 점도 부담을 덜어 주는 요인이다. 르노의 최대 주주가 프랑스 정부라는 점, 폭스바겐 지분의 20%를 니더작센 주정부가 갖고 있는 등 유럽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 아닌가.

그럴싸한 대안은 없어, 최대한 터놓고 얘기해야
조건준 산업노동정책연구소 기획실장

▲ 조건준 산업노동정책연구소 기획실장

쌍용차에 관해 들은 인근 한 노조 간부는 “주소 없는 소포 신세”에 비교하며 안타까워했다. 독립 비전을 세우지 못하고 여기저기 팔려 다녔다. 자주 이사하다 보니 불안정하고 기술력 등 자원축적이 잘 안 된 거다.

뼈 깎으면 될까? MB정부때 그랬다. 그렇게 구조조정해서 결국 또 위태로운 상태다. 해고는 살인이라며 노조가 생존 걸고 싸우면 될까? 이미 엄청난 상처를 겪었고 노동계와 시민운동도 쌍용차에 엄청난 지원을 하며 연대를 소비했다. 고용을 위해 살려야 할까? 사양산업이나 한계기업을 다 살리는 것이 합리적인가. 고용안전망을 비롯해 사회적 대책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독점방지와 다양성을 위해 살리자는 얘기도 낡았다. 미래차 경쟁은 심해지고 이미 테슬라가 치고 들어와 다양성과 경쟁은 국경과 무관하게 진행된다.

또 지역경제론을 얘기할 것인가?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당시 평택 시민은 적지 않게 냉담했다. 차라리 전기차 부품공장을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나 미래를 위해 낫다. 낡은 레퍼토리인 공기업화나 국유화는 설거지를 국가에 맡기는 것이고 국민 세금으로 비합리적 선택의 부담을 짊어지는 것이 아닌가.

글로벌 차원의 방법은 있나. 한 중국 자동차기업의 인수설이 있었지만 다른 기업과 합작정도다. 재활성화보다는 그나마 연명에 좀 도움이 될까.

국내 완성차가 인수하면 될까. 가뜩이나 내연차를 팔아 전기차에 엄청 투자하는 중에 쌍용차를 인수하면 시너지는 없고 혹만 되는 것 아닌가. 지속가능하기 위한 미래차를 만들어야 할 텐데 그 돈과 기술력은 어디서 생길까. 혹시 전자산업 대기업이 인수하면 될까. 그런 모험할 전자업체가 있을까.

내연차를 더 만들어 몇 차종에 집중하면서 강소기업으로 가면 될까. 전에 나왔던 전략이다. 잘하면 죽지 않고 명예롭게 사라져 가는 길이다. 준비되고 그럴싸한 대안은 없다. 다만 맞대고 논의하면서 찾다 보면 길이 있거나 최악의 경우에 상처가 덜할 것이다. 늘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계산과 이해득실이 교차하겠지만 이해당사자와 사회가 최대한 터놓고 얘기하는 것이 지금 최선이 아닐까.

정부·회사 살리려는 의지·행동 보여 줘야
이문호 워크인혁신연구소 소장

▲ 이문호 워크인혁신연구소 소장

현재 쌍용차의 경우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다시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정부는 쌍용차를 살릴 것이냐, 그냥 둘 것이냐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지금 이 상태를 질질 끌고 가면 쌍용차는 무너질 것이다. 만약 정부가 쌍용차를 살리고 싶다면 의지와 실천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기술·연구개발 분야의 우수 인력이 안 빠져 나가고 시장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회사는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단호한 경영혁신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부나 산업은행이 회생 가능성도 없는데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쌍용차와 관련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신차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서 회생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해 줘야 한다. 혼자서는 힘들다면 선진업체와 기술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이 회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노조는 필요시에 임금보전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회사가 어려울 땐 비용부담을 덜어 주는 혁신적 정책 같은 것이 필요하다.

쌍용차 향방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양한 전문가 논의로 국민 납득할 방안 제시해야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쌍용차가 또다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있다. 두 번째 외국 주인인 마힌드라가 간접적으로 경영포기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영국식 재무회계에 길든 마힌드라에게 쌍용차는 매력적인 자산이 아닐 수 있다. 얼마 전 마힌드라 그룹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당연히 쌍용차가 정리대상일 수밖에 없다.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앞날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논객들은 쌍용차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헌데 쌍용차에 대해 무엇을 분석해 봤는지 의문이다. 그나마 동정표를 던지는 사람들 역시 고용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막대해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에둘러댄다. 쌍용차만 해도 5천여명을 고용하고 있고, 협력업체와 그 가족까지 합치면 수만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그럴까. 자동차업체의 생사를 가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장기간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쌍용차는 실기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뒤 몇 년 지나 국회에서 쌍용차를 포함해 우리 자동차산업의 장기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 필자가 설명했고 쌍용차와 평택지역 노조 인사들도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하루속히 한국 자동차산업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결국, 공염불로 끝났지만, 그때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접근했더라면 몇 년 전 한국지엠 사태와 작금의 쌍용차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몰려온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게 됐다는 자괴감도 든다. 미국 GM 등의 사례를 들면서 쌍용차 국유화론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물론 미국 정부가 GM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GM을 전략적으로 파산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미국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의 철저한 준비와 지원이 GM을 수렁에서 건져 냈으며, GM은 과거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첨단기술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쌍용차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회계·재무·금융·기술·법률·산업 등 국내외 전문가를 동원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세밀한 분석을 통해 재부활을 위한 전제 조건과 전략을 수치로 논리 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생존 방안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의 혈세로 귀족노조를 살리려 하냐는 이해하기 힘든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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