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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망 유족의 알 권리 보장해야

기사승인 2020.07.16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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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익찬 변호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손익찬 변호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산업재해 사망사고 유족이 바라는 것은 제각각이겠지만, 유형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진상규명, 진심 어린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정당한 배상과 보상이다.

사망사고의 경우 추락·끼임과 같은 재래식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가족 입장에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이기 때문에 ‘인재’라고 생각한다.

막을 수 있었는데도 막지 못했기에 더욱 그 원인을 알고 싶어 한다. 진실이 밝혀져야 사과와 처벌이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또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손해배상과 산재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법적 권리다.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은 결국 진상규명이다.

그런데 수사 중에는 수사비밀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경찰은 수사 진행상황 정도는 알려 주지만, 누구를 불러서 어떤 내용의 조사를 했는지 알기 어렵다. 어떤 죄목으로 기소가 되는지, 재판은 어떻게 진행돼 판결이 내려졌는지도 알기 어렵다. 수사부터 재판진행 상황은 피해자 대리인인 변호사를 선임해서 고소하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지만, 비용이 없다면 그마저도 곤란하다.

하지만 수사 관련 정보가 아니라, 사망 이후 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이나 조사를 통해서 알게 된 정보라면 유족·동료 노동자·노조에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위 정보에 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상 공개가 원칙이나, 노동부는 같은 법 9조1항7호를 들며 영업비밀임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러나 7호 가목에서는 예외의 예외로서 “사업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정보”라면 공개하도록 돼 있다. 참고로 정보공개법 11조3항에서는 3자인 사업주와 관련이 있는 정보는 그 ‘의견’을 듣도록 돼 있지, 반드시 사업주의 ‘동의’가 있어야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자 정보라고 해서 무조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고 부당한 처분이다.

수사가 끝나고 기소되면 사망원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259조의2는 범죄피해자가 검사에게 신청하면 공소제기 여부, 공판의 일시와 장소, 피의자나 피고인의 구속·석방 같은 구금에 관한 사실을 통지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신청권이 있는 것을 모른다. 따라서 범죄피해자에게 이런 권리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려 주거나, 별도 신청이 없더라도 형사재판 진행 과정을 자동으로 통지받도록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재판이 언제 열리는지 알면 재판에 출석해서, 형사소송법 294조의2에서 보장하는 피해자의 진술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

범죄 피해자의 유가족은 재판 참석뿐만 아니라 공판기록 열람과 복사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294조의4). 즉 수사단계에서 조사된 모든 자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검찰이 공소 제기 근거로 삼은 증거물은 복사해서 볼 수가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사망원인에 대해 수사기관이 조사한 나름의 논리적 이유와 근거문서들이 담겨 있다.

문제는 소송기록이 굉장히 두껍고, 반드시 법원에 가서 제한된 시간에 복사하는 불편함이 따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민사나 행정사건을 포함해 대부분의 법원 사건기록은 인터넷이 된다면 어디서든 내려받고 출력할 수 있다. 전자소송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형사사건만 전자소송이 도입되지 않았다. 피해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형사사건에 전자소송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손익찬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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