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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해 간호사가 일 떠맡는데 의대정원 확대 반대?

기사승인 2020.08.0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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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업무 맡은 간호사 꾸준히 증가 … 보건의료노조 “의사인력 확충해야”

   
▲ 보건의료노조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 생명홀에서 보건의료현장 불법의료 실태고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임세웅 기자>
#1. 퇴원을 앞두고 있던 환자가 기관지나 폐로 이물질·병원균이 들어가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한 간호사가 식사를 못 하는 환자에게 비위관을 위가 아니라 폐에 삽입한 게 이유였다.

#2. 백혈병에 걸린 어린아이가 폐혈관이 막히는 증상인 폐색전증으로 숨졌다. 퇴원을 앞둔 환자였다. 한 간호사가 환자를 앉힌 상태에서 중심정맥관을 제거한 것이 원인이었다. 중심정맥관은 심장에 연결된 굵은 관이다. 관을 제거할 때는 환자 머리를 낮추고 다리를 올린 상태에서 해야 한다.

의사 업무 대신하다가 의료사고

보건의료노조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 생명홀에서 연 보건의료 현장 불법의료 실태고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사례다. 미숙한 간호사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간호사들이 진료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 PA)라는 이름으로 의사 업무를 떠맡아 한 일이기 때문이다. PA는 의사가 하는 수술·시술·처방·검사·문서작성·주치의 당직·환자 상태 파악과 관리·연구보조 등을 하는 인력이다. PA가 의사 일을 맡아 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하지만 의사는 쏟아지는 업무를 PA에게 전가한다. 노조는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했다.

상급종합병원도 진료보조 간호사 증가

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의대 정원을 현재의 3천58명에서 3천458명으로 400명을 늘리고, 이를 10년간 한시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늘어난 의사는 의사가 부족한 지방의 의료기관, 특수전문 분야, 의과학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필수 의료 분야나 지역의료 인력부족은 의사인력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 보건의료 정책 실패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의사 인력부족이 병원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24년차 상급종합병원 근무 간호사는 늘어나는 PA가 의사 인력부족을 방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도 PA가 66명 배치돼 있는데 외과가 13명, 신경외과와 흉부외과가 각각 7명이고 감염내과·성형외과는 각각 1명”이라며 “업무가 많은 수술과 진료과에 PA가 몰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9년 19명이던 PA가 2016년 36명, 2017년 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15년 제정돼 2017년 12월 시행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 따르면 전공의는 1주일에 80시간을 초과해 수련할 수 없다. 수련의 업무시간이 줄어들면서 나머지 업무 처리를 위해 PA가 늘어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노조가 지난 3~5일까지 대학병원 8곳을 대상으로 심층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PA는 717명으로 기관당 평균 89.63명이다. 지난해 15곳의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0.8명이었다. 교육부가 2017년 9월 국회에 제출한 ‘국립대병원 PA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 3천230명의 PA간호사가 일한다. 서울대병원만 1천명이 넘는다. 노조는 전국 PA를 1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의료계 파업 예고에 정부 대화 촉구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7일 인턴과 레지던트 중심의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응급실·수술실 등 필수 인력까지 연차를 내고 모두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개원의 중심의 의협은 14일 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원안 유지 방침을 밝히면서도 의료계에 대화를 요청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의대 정원 확충은 지역의 의료서비스 질을 높여 어느 지역에 살든지 우수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단체에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임세웅 imsw@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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