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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아픈 택시노동자 10명 중 7명 “통증 느끼며 운전한다”

기사승인 2020.09.25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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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3% “승객 폭언·욕설 경험” … 택시회사 84.9% “아무 조치 안 해”

   
▲ 한국노총

택시노동자 10명 중 7명이 근골격계·호흡기계·소화기계 통증을 느끼면서 운전대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운행 중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택시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이 시급해 보인다.

24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택시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중앙연구원이 서울과 경기도 법인택시 노동자 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택시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2시간 운행하고 6.6시간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에 불과했다. 택시노동자 83%는 “회사에 납입해야 하는 금액(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무리해서 장시간 운행을 한다”고 답했다. 특히 교대근무를 하지 않고 1인1차제로 운행하는 택시노동자의 응답비율이 높았다.

“하루 10시간 운전하고 6.6시간 잔다”
택시노동자 83% “사납금 채우려면 장시간 운행해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택시노동자 평균연령은 60.4세다. 좁은 택시 안에서 하루 10시간 운전하다 보면 온몸이 아플 수밖에 없다. 택시노동자의 56.2%가 만성 성인병질환을 우려했다. 근골격계 통증을 느끼는 빈도를 조사했더니 두세 달에 한 번꼴이라는 응답이 20.1%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한 번꼴이라는 응답은 16.7%, 매일 느낀다는 응답도 13.9%를 차지했다. 근골격계 통증을 느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12.6%에 그쳤다. 소화불량이나 구토·호흡곤란 같은 호흡기계질환이나 소화기계질환 통증 경험은 각각 67%, 59.8%였다.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택시노동자 90%가 질환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택시노동자의 질병과 통증은 택시운행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사고발생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택시노동자 10명 중 7명은 통증으로 인해 운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운전, 잦은 통증에
고강도 감정노동, 사고위험 높힌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아프다. 택시노동자는 승객의 폭언과 욕설·협박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택시노동자 81.3%가 “1년 동안 승객에게 폭언과 욕설·협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62%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는 26.1%로 집계됐다. 법적 대응은 0.8%에 그쳤고 즉시 제지하거나 맞대응했다는 답변은 8.5%였다.

택시노동자가 폭언·욕설·협박에 시달릴 때 택시 회사는 어떤 조치를 했을까. 84.9%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4.7%가 무급병가를, 1.9%가 유급병가를 부여했다.

결국 택시노동자는 위협적인 승객에게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객으로 보이면 태우지 않기”(59%)나 “운전하면서 승객의 행동 감시”(19.8%), “목적지까지 빨리 가기 위해 과속”(5.7%) 방식을 택했다. 취객을 향한 택시노동자의 두려움이 승차거부와 과속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택시노동자에게 택시서비스 질적 향상에 필요한 정책을 물었더니 “합리적인 월급제 실시”가 3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택시업체 경영합리화와 투명성 제고가 11.8%를 차지했다.

장 연구위원은 “장시간 운전을 할수록, 운행으로 통증빈도가 잦을수록, 승객에게 욕설·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 사고발생 경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방자치단체는 2년마다 택시회사 경영과 서비스를 평가한다. 장 연구위원은 “택시노동자의 노동환경과 밀접한 운행체계나 장시간 운행, 건강 항목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교통사고 예방노력에 택시노동자의 건강권 관련 항목을 추가하고 준법경영에 임금체계 평가항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특수건강진단에 정신질환 검사와 우울척도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신표 전택노련 위원장(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택시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건강권 확보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택시는 대중교통 정책에서 배제되고 수요도 줄어 택시노동자 처우가 열악해지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비합리적인 임금체계가 개선되지 않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져 택시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국민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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