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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 처지 드러낸 렌터카 교통사고 소송

기사승인 2020.10.22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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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터카공제조합 ‘3자 운전금지’ 들이대며 구상권 청구

   
▲ 한국노총

대리운전 기사 A씨는 지난해 8월 술에 취한 고객을 대신해 운전대를 잡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 하필 상대 차량은 값비싼 고급 외제차였고 A씨 고객의 차량은 렌터카였다. 다행히 A씨는 대리운전업체가 소개한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고, 사고 처리를 맡겼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올해 갑작스럽게 사고비용 중 일부인 12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장이 A씨에게 날아왔다. A씨는 그 차량이 렌터카라는 사실을 소장의 원고란에 적힌 ‘렌터카공제조합’ 이름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렌터카공제조합에 배상금액을 깎아 달라고 사정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지난 9월14일 법정에 섰다. 재판은 3분 만에 끝났다. A씨가 패소했다. 120만원을 물어내야 한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와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렌터카공제조합이 대리운전 기사를 상대로 한 제기한 여러 건의 구상권 청구 소액재판이 있는 날이다. 이상국 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은 “대리운전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는데 20만 대리운전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산재·고용보험을 비롯한 어떤 사회적 안전망도 없는 상황에서 과도한 수수료, 이중의 보험료, 부당한 계약해지와 배차 제한 같은 온갖 갑질에 시달려 온 대리운전 기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위험까지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렌터카 대리운전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책임을 대리운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렌터카공제조합은 약관과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3자 운전금지’ 조항을 근거로 “렌터카 임차인이 대리운전 기사에 운전을 허락했더라도 렌터카업체의 의사에 반한 것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편다. 조기두 한국노총 조직처장은 “3자 운전금지를 인지하고 지켜야 하는 것은 임차인이고, 렌터카공제조합이 구상금을 청구할 대상은 임차인과 대리운전 계약 관계에 있는 대리운전 중개업체인데도 편의상 가장 약한 주체인 대리운전 기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해당 차량이 3자 운전금지 사항이 적용되는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때문에 이런 약관에 서명한 렌터카 임차인과 대리운전 계약을 맺은 중개업체에 책임이 있는데도 렌터카공제조합은 가장 쉬운 상대인 대리운전 기사에게 덮어씌운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렌터카공제조합은 대리운전 노동자에 대한 구상금 청구를 철회하고 비상식적인 약관을 즉각 변경하라”며 “그동안 구상금을 청구해 빼앗아 간 모든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3자 운전 금지 조항 때문에 대리운전 노동자를 향한 소송이 반복된다면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허’ ‘하’ ‘호’ 번호판 차량은 기피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음주운전 증가와 더 큰 사회적 비용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에는 “대리운전보험을 혁신하고,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이날 재판 결과에 기대를 걸었다. 그동안 법원은 변론도 듣지 않고 판결을 내렸는데, 이날 이례적으로 변론기일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장에 선 대리운전 기사 A씨는 “더 이상 억울한 일이 없도록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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