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발전5사 노동조합 통합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산업전환을 앞둔 발전 5사 노조가 통합을 선택했다.

한국남동발전노조와 한국남부발전노조·한국동서발전노조·한국서부발전노조·한국중부발전노조는 30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발전 5사 노조 통합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들은 “화력 발전노동자의 일자리 사수와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전력 공공성 강화, 발전사 간 출혈 경쟁 분쇄를 위해 발전 5사 노조 통합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발전 5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애초 한국전력공사와 한 몸이었다. 한전이 발전·송전·배전·판매 같은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2001년 발전 5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을 발전사로 6분할하고, 한전과 발전사 사이에서 전기계통을 중개하는 전력거래소를 설립했다.

발전 5사 노조는 이 결과 발전사 간 출혈 경쟁만 가속화하고 산업전환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송민 통합준비위원장(한국남부발전노조 위원장)은 “20년 전만 해도 한 가족이던 발전사가 전력구조개편으로 이산가족이 된 것도 모자라 기능과 역할이 같은 다섯 쌍둥이가 공공성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점수에 매몰돼 의미 없는 출혈 경쟁만 했다”며 “발전 5사 노조는 효율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국민을 위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과 노동을 배제하지 않는 에너지전환을 위해 한전으로의 재통합 또는 에너지발전사 재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전 5사는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천연가스(LNG)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화력발전 노동자의 일자리가 소멸할 우려가 크다. 발전 5사가 한 몸이라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LNG발전소 설립을 전국적으로 조망하면서 고용 재배치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5개로 쪼개진 상황에선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발전 5사 통합 논의가 물꼬를 튼 상황이다.

이날 통합준비위 출범식에 참가한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은 “발전 5사 노사로 나뉘어 있어 정부나 국회의 에너지전환이나 발전정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노조가 통합준비위를 출범한 것을 지지하고, 연맹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력노조 위원장과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당 이수진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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